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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北 파병' 두고 공방 치열...野 일각선 "파병 사실 명확치 않아"

최아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0.28 16:43

수정 2024.10.28 16:43

野, '北 파병' 관련 대북정책 비판 "정치적 위기 해소 위한 위기 조장" 일각선 "파병 아닌 파병설" 주장도 與 "野, 北에 침묵하고 정부 비난" "진짜 입장 무엇인가" 작심 비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북한의 러시아 파병과 관련해 여야가 대북 정책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의 참관단·심문조 파견 및 살상 무기 지원 검토가 정부의 실정을 가리기 위한 획책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와 함께 북한의 파병 사실이 확실하지 않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야당이 책임을 정부로 돌리며 정권 퇴진 공세에 이용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野 "전쟁 획책 의심"...與 "정부 비난만"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28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러·우 전쟁에 북한이 파병하는 것을 기화로 혹시 한반도의 전쟁을 획책하려는 것 아니냐는 그런 의심들이 생겨나고 있다"며 "그런데 지금 하는 행동들을 보면 전혀 근거 없는 억측으로 보여지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의혹 등을 덮기 위해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대표는 "정권이 어려우면 야당과 대화하고 국민들에게 신뢰받을, 지지 받을 일들을 하면 된다. 더 이상 나쁜 짓 안 하고 앞으로 더 잘할 일들을 야당과 국민과 협의하면 지지율이 올라가고 이런 이상한 작전을 안 써도 된다"고 일갈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북한의 러시아 파병을 정치적으로 악용하고 있다고 맞받았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을 향해 "북한의 참전에 대한 여러 상황에 대해 비판의 화살을 우리 정부와 국민의 힘에 돌리고 있다"며 "북한의 참전에 대한 민주당의 진짜 입장은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곽규택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민주당은 고조되는 안보 위협에 머리를 맞대고 초당적 협력을 해도 모자랄 판에, 북한 파병에 대해서는 침묵하면서 정부를 비난하기 바쁘다"며 "민주당은 지난 정부가 보여줬던 굴종적 모습을 거두고 국제법을 정면 위반한 북한과 러시아의 도발에 대해 규탄해야 마땅하다"고 꼬집었다.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북한군 파병설에 대한 한국 정부 및 정치권 반응 문제점고 대응 방향' 긴급좌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북한군 파병설에 대한 한국 정부 및 정치권 반응 문제점고 대응 방향' 긴급좌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野, '北 파병' 자체에 의혹 제기도


민주당 일각에서는 북한의 러시아 파병이 잘못된 정보이며 정치적 목적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재강 민주당 의원은 이날 의원회관에서 열린 '북한군 파병설에 대한 한국 정부 및 정치권 반응 문제점과 대응 방향' 토론회에서 "모든 뉴스의 정보는 구체적으로 사실 관계가 명확하지 않음에도 기정사실인양 떠들고 있다"며 "우리 정부가 당장이라도 살상 무기 공급을 검토하고 북한군의 공격을 언급하고 있다. 설령 북한군이 러시아에 파견됐더라도 정부는 직접 개입하지 않고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회 참석자들은 북한의 러시아 파병이 가설에 불과하다는 것에 공감대를 이뤘다.

문장렬 전 국방대학교 군사전략학과 교수는 "우크라이나나 한국 국정원이 정보 기관으로서의 능력이 형편없다. 제공한 정보, 특히 기술 정보와 신호 정보들의 질이 주장하는 바를 뒷받침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문 교수는 "(파병의) 개연성은 인정하되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는 선에서 그쳐야 된다"며 "제발 더 이상 소설을 쓰지 말고, 흔들리지 말고 개연성에 주목해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평화적 해결을 저해하는 어떠한 행위에 대해서도 정부는 반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파병이 전투병력이 아닌 단순노동력임에도 정부가 이를 악용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파견된 병력 전부가 전투 부대는 아닐 거라는 생각을 갖고 있고 절대다수가 러시아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기 위한 노동력으로서 현지에 파견된 상황이라고 본다"며 "그런데 정부에서는 그걸 전부 전투 병력으로 인정하고 마치 성화봉송하듯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불씨를 한반도까지 가져오려고 하는 얘기를 막 하는데, 그쯤 되면 국내 정치와 연관이 된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정 전 장관은 "우크라이나 파병을 계기로 남북 간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고조된 긴장을 근거로 계엄령을 선포한다던지 국내 정치에서 고려하고 있는 거 아닌가"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한편 민주당은 당 소속 의원 170명 전원이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 제명 요구 결의안을 공동 발의했다.
한 의원은 지난 24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 중 신원식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에게 '러시아 파병 북한군을 폭격해 심리전을 펼치자'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내며 논란을 빚었다.

act@fnnews.com 최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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