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일반

먹구름 낀 3분기… 빗썸, 100억 풀어 업비트 추격 '초강수'

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0.28 18:11

수정 2024.10.28 18:11

국내거래소 투톱 불안한 실적
업비트 일평균 거래 대금 32% 뚝
'독점' 지적에 보수적 경영 펼칠듯
빗썸은 8% 떨어져 4억9145만弗
쓱데이 행사서 비트코인 총투입
수성vs공성 마케팅 전략 대조적
먹구름 낀 3분기… 빗썸, 100억 풀어 업비트 추격 '초강수'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투톱인 두나무와 빗썸이 거래량 감소에 따른 실적부진 우려에 휩싸이고 있다. 다만,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한 마케팅전략에 있어서는 상반된 행보로 대조적인 분위기이다.

■업비트 거래량, 32% 줄어

28일 가상자산 분석 플랫폼 코인게코에 따르면 업비트의 올해 3·4분기 일평균 거래대금은 14억7008만달러(약 2조441억원)로 2·4분기 일평균 거래대금(19억5247만달러) 대비 32.81% 낮은 수준이다. 빗썸의 일평균 거래대금도 2·4분기 5억3444만달러(약 7431억원)에서 3·4분기 4억9145만달러로 8.74% 떨어졌다.

거래 수수료가 주 수익원인 거래소에서 거래량이 줄면 실적 하락도 불가피해진다. 실제로 업비트의 1·4분기 일평균 거래대금이 42억382만달러로 뛰었을 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매출과 영업이익도 각각 5427억원, 3557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2·4분기 거래대금(19억5247만달러)이 절반으로 줄면서 매출(2523억원)과 영업이익(1596억원)이 반토막이 났다. '매출 2000억원, 영업이익 1000억원'을 지킬 수 있느냐가 두나무 3·4분기 실적의 관건이다.


빗썸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해 연간 15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던 빗썸은 올해 1·4분기에만 매출 1382억원, 영업이익 620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일평균 거래대금이 13억달러를 돌파하면서 국내시장 점유율도 30%대까지 치고 올라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2·4분기 거래량이 줄면서 영업이익(322억원)이 절반수준으로 급감했다.

수익은 주는데 들어갈 비용은 늘어날 전망이다. 거래소들은 지난 7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에 맞춰 준법과 이상거래 감시조직 강화, 준비금과 보험 가입 등으로 큰 돈을 지출했다. 일부는 점유율을 높이고 고객 모집을 위해 마케팅 비용도 대폭 늘리기도 했다.

■조용한 두나무 vs 100억 쏘는 빗썸

그러나 두나무(업비트)와 빗썸의 행보는 전혀 다르다. 두나무는 대규모 마케팅을 하지 않고 보수적인 경영 기조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지난해 4·4분기 77.41%까지 올랐던 영업이익률이 올해 1·4분기 67.78%, 2·4분기 63.26%로 줄어든 영향이 커 보인다.

이에 비해 추격자인 빗썸은 하반기에도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오는 11월 신세계그룹에서 진행하는 '쓱데이' 행사에 참여하는 고객 전원에게 100억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지급키로 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빗썸이 자체 보유한 비트코인의 개수는 127개이다. 이날 오후 1시 기준 빗썸에서의 비트코인 가격(9450만원)으로 계산하면 약 120억원이다. 현재 보유한 비트코인 전량을 한 번의 마케팅에 쏟아붓는 셈이다. 이미 이달에는 사전등록 고객을 대상으로 수수료 무료 이벤트까지 진행중이다.

업계에선 예상됐던 행보로 보고 있다.
지난해 점유율이 한자릿수까지 줄어들었다가 '수수료 무료' 이벤트로 30%대까지 회복한 빗썸에겐 점유율 회복이 최대 과제이기 때문이다. 코인게코에 따르면 이날 기준 업비트의 원화마켓 점유율은 61.73%, 빗썸의 점유율은 31.75%이다.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연말부터 시장이 살아날 것으로 예상되는 빗썸은 업비트의 점유율을 뺏어서 확실한 양강 구도를 만들고자 더 공격적으로 나갈 것"이라며 "반대로 업비트 입장에선 국정감사에서도 지적이 나올 만큼 '독점 상황'을 부담스러워 해서 차분히 대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