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28일(현지시간) 6% 폭락했다.
이스라엘이 26일 이란에 대한 보복 공격을 감행했지만 이란 방공 기지 등 군사 시설로 목표를 제한하고, 우려했던 이란 석유 시설 공습은 없었던 점이 유가를 대거 끌어내렸다.
국제 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와 미국 유가 기준물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각각 지난 주말보다 6.1% 폭락했다.
브렌트는 4.63달러 폭락한 배럴당 71.42달러, WTI는 4.40달러 폭락한 배럴당 67.38달러로 마감했다.
브렌트, WTI 모두 9월 초 이후 약 두 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날 낙폭은 8% 가까운 폭락세를 기록했던 2022년 7월 이후 최대 수준이다.
이스라엘이 26일 이란 석유 시설 공습을 피하고,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27일 이스라엘에 제한적인 대응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양국이 서로 보복을 주고받는 긴장 고조 우려가 가셨다. 석유 공급 차질과 이에 따른 유가 상승 가능성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석유 시장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날 유가 폭락은 유가가 다시 중국 수요 둔화 전망 같은 거시 요인에 좌우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국제 유가는 세계 최대 석유 수입국 중국의 경기 둔화 전망 속에 하강 흐름을 타다 중동 확전 우려로 급등한 바 있다.
옥스퍼드에너지연구소의 빌 패런 프라이스 선임 연구위원은 이란과 이스라엘 간 공방이 제한적이라는 점에 힘입어 유가가 폭락했다고 말했다.
프라이스는 이날 폭락으로 유가가 나중에 뛸 가능성이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지금 당장은 거시 요인이 유가를 통제 가능한 수준으로 낮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수요 둔화 전망 속에 세계 최대 산유국 사우디가 비공식적 목표유가 배럴당 100달러를 포기하고 예정대로 오는 12월 1일부터 증산에 나서기로 했다는 보도 역시 나온 바 있어 공급 확대에 따른 유가 하락이 예상된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석유 시장 무게 중심이 중동 지정학적 긴장에서 ‘내년 초과 공급 우려’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골드만은 이란과 이스라엘 긴장으로 이란 석유 공급이 줄더라도 시장이 빠르게 안정을 찾을 것으로 기대한 바 있다.
골드만에 따르면 과거에도 공급 차질이 발생하자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이 신속히 증산에 나서 ‘2개 분기 안에’ 부족분 80%를 메웠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