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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생력에 답이있다]단풍놀이 후 뒷풀이 ‘통풍’ 위험 높인다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1.02 09:00

수정 2024.11.02 09:00

가을철 바람만 불어도 아프다는 '통풍'
음주 등 뒷풀이에 '통풍' 도질 수 있어
[파이낸셜뉴스] # “에라 모르겠다. 술이나 퍼 마시자!” 장 대리 일행은 북한산을 등산하다 말고 내려와 치킨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당초 가을 단풍을 구경하기 위해 직장 동기들과 삼삼오오 모였으나, 단풍이 제대로 피지 않은 탓에 산중턱에서 하산을 결정한 것이다. 김 대리와 그의 동기들은 점심부터 해질녘까지 ‘치맥(치킨+맥주)’으로 과음을 하고 일어섰다. 그런데 다음날 김 대리의 발가락이 붓고 통증이 심해져 출근을 하지 못했다.
김 대리는 연차를 내 병원을 찾았고, 통풍 진단을 받았다.
[자생력에 답이있다]단풍놀이 후 뒷풀이 ‘통풍’ 위험 높인다

역대급 무더위가 초가을까지 지속되면서 올해 단풍 절정기가 예년에 비해 2주 가량 뒤로 밀렸다. 매년 이 맘 때쯤 SNS에 100만개 이상 올라오던 ‘단풍구경’ 인증글도 아직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나 다음주부터는 단풍구경 인파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최근 단풍 구경 행렬이 11월 초순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쌀쌀한 날씨 속 등산을 계획 중인 만성 통풍 질환자의 경우 주의가 요구된다. 통풍은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고 해서 붙여진 질환명이다. 통풍은 체내 노폐물인 요산이 관절에 결정 형태로 쌓여 염증을 유발, 통증을 키운다. 통풍의 주요 증상으로는 관절 주변이 빨갛게 부어 오르고 열 감과 송곳으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 동반된다

문제는 등산의 경우 발가락과 같은 하지관절에 반복적 자극이 가해져 통풍을 재발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늘어난 활동량이 육체적 스트레스를 일으켜 통풍의 원인 물질인 요산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실제 통풍 환자 330명을 대상으로 한 국내 병원 연구결과에 따르면, 겨울철 통풍 발생률은 17.2%에 그친 반면, 활동량이 많은 봄, 여름, 가을철 통풍 발생률은 각각 25.4%, 36.7%, 20.7%에 달했다.

무엇보다 하산 후 일부 등산 모임에선 탈수와 친목 도모를 이유로 음주 등 뒷풀이를 갖는 경우도 많아 통풍 유발에 주의해야 한다. 특히 맥주 효모에는 요산 성분이 있어 맥주를 마시는 것은 요산을 직접 섭취하는 것과 같다. 아울러 육류, 내장류, 생선류 등에는 요산의 주성분인 퓨린이 다량 함유돼 있다.

한의학에서는 통풍이 발병했을 때 침과 약침, 한약 등을 병행하는 한방통합치료로 통증을 호전시킨다. 우선 통풍 주변 혈자리에 침을 놓아 통증을 완화한다. 순수 한약재 성분을 정제해 주입하는 약침은 관절 주위에 염증을 해소시킨다. 아울러 한약 처방을 통해 혈액순환을 촉진 후 요산의 원활한 배출을 돕는다.

특히 한약 처방의 경우 소풍활혈탕(疎風活血湯), 황련해독탕(黃連解毒湯) 등은 요산 수치를 낮춰 관절 붓기와 통증 완화에 효과적이다.


통풍 증상은 시간이 지나면서 통증 부위의 요산 결정체가 녹아 증상이 호전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를 방치하면 통증 부위가 혹처럼 굳거나 관절 변형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에 주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본인의 혈중 요산 수치를 파악하고, 통증이 지속된다면 전문적 치료를 받길 권한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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