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백종원 대표의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 더본코리아 공모주 청약에 11조8000억원이 넘는 증거금이 모이며 흥행에 성공했다. 다만 내부 직원들이 참여하는 우리사주 청약에서는 미달에 따른 실권주가 발생했다.
직원들, 자신들 몫으로 배정된 51억어치 공모주 포기
30일 상장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전날까지 진행된 더본코리아의 일반투자자 청약 경쟁률은 772.80 대 1을 기록했다. 이에 따른 증거금으로 11조8038억원이 모였다. 청약 건수는 67만3421건, 청약 수량은 6억9551만9240주로 집계됐다.
증거금은 희망하는 매수 금액의 50%를 주식 계좌에 넣어두는 것으로, 그 금액이 클수록 실제 주식을 구입하는 이들이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더본코리아는 일반 청약 물량으로 75만주를 배정했으나, 29일까지 진행된 공모주 청약 물량은 90만주로 늘어났다. 공모가가 3만4000원인 점을 감안하면 51억원어치의 공모주가 개인 투자자에 추가 배정된 셈이다.
이는 전날 진행된 우리사주조합 청약에서 대량의 실권주가 발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기업의 미래 성장성에 대한 내부 직원들의 의구심이 우리사주 청약 결과로 나타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우리사주를 청약할 경우 1년간 주식을 보유해야 하는데, 공모주는 급락할 가능성이 있어 이에 대한 부담을 느낀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지난 15년간 총 6곳의 F&B(식음료)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상장했지만 교촌에프앤비를 제외하고 모두 상장 폐지되거나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더본코리아 매출이 ‘빽다방’ 등 일부 프랜차이즈에 집중돼 있다는 점도 약점으로 꼽힌다. 현재 더본코리아는 25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데, 빽다방은 올해 상반기 매출 789억원을 거두며 더본코리아 전체 매출(2213억원)의 37.3%를 책임졌다.
공모가 높게 산정..수천만원 달하는 물량 소화 어려웠을 것
또한 공모가가 높게 산정된 점도 투자심리에 영향을 준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더본코리아는 기관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성공하며 공모가를 희망 범위(2만3000~2만8000원) 상단보다 높은 3만4000원에 확정했다. 이에 따라 우리사주조합에 배정된 청약 물량 60만주에 공모가 3만4000원을 곱한 뒤 이를 증권신고서상 정규직원 수 713명으로 나누면 1인당 약 2800만원이 필요하다.
특히 기관 투자자들의 의무보유확약률은 10% 초반 수준에 그쳤다. 일반적으로 확약 비율이 낮으면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백종원 대표는 전날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더본코리아 IPO 기자간담회에서 유명세에 따른 ‘오너리스크’에 대한 우려에 대해 “미디어에 노출된 지 10년 동안 아무 문제가 없었다”면서 “이 나이에 사고 칠 게 뭐가 있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유통 사업과 지역개발 사업 등을 확대할 것”이라면서 “K-푸드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해외에서 성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백 대표가 1994년 설립한 더본코리아는 빽다방, 홍콩반점, 새마을식당 등 25개의 외식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 점포 수는 약 2900개다. 이외에 가공식품과 소스 등을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유통 사업과 제주도 더본호텔을 통한 호텔 사업도 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정일은 다음달 6일이다. 더본코리아의 상장 직후 유통 가능 주식 수는 전체 상장 예정 주식 수의 19.67%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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