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5일 투표 앞두고 각종 허위 정보 및 헛소문 넘쳐
러시아에서 선동 목적으로 정보 조작 가능성
역대급 갈등으로 폭력 사태 위기 고조...관공서 및 투표소 경비 강화
미국인 약 70%는 대선때문에 '스트레스'
투표일 넘기더라도 승자 취임 전까지 폭력 사태 위험 여전
러시아에서 선동 목적으로 정보 조작 가능성
역대급 갈등으로 폭력 사태 위기 고조...관공서 및 투표소 경비 강화
미국인 약 70%는 대선때문에 '스트레스'
투표일 넘기더라도 승자 취임 전까지 폭력 사태 위험 여전
[파이낸셜뉴스] 약 2년 동안 미국을 뒤흔들었던 대선 운동이 마침내 끝났지만 미국 유권자들의 마음은 편하지 않다. 온라인에는 각종 거짓 소문이 범람하고 있으며 투표소와 공공기관 부근에는 5일(현지시간) 대선 투표를 앞두고 대규모 경비 인력이 배치되었다. 현지 시민들은 이번 투표나 투표 이후 전국적으로 폭력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며 불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가짜뉴스에 각종 헛소문...러시아 배후 의혹
미국 국토안보부 산하 사이버인프라보안국(CISA)의 젠 이스터리 국장은 4일 미국 정치 매체 악시오스를 통해 "올해 대선에서는 이전에 없을 정도로 많은 허위정보가 퍼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적대 국가들이 과거보다 더 큰 규모로 적극적으로 거짓 정보를 퍼뜨리고 증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민은 엄청난 양의 허위 정보에 노출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스터리는 일단 "사전 투표 기간 투표함 훼손이나 소규모 사이버 공격과 같은 작은 사건들이 있었지만, 대선 결과에 큰 영향을 줄 만한 사건은 없었다"고 밝혔다.
2일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미국 대선 관련 허위 정보를 퍼뜨리는 영상 2건을 발견했다고 알렸다. 문제의 영상 중 하나는 FBI가 선거 사기 관련 단체 3곳을 적발했다는 내용이며, 나머지는 민주당 대선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남편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FBI는 영상에서 나온 주장들이 사실 무근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영국 BBC는 자사의 검증 전담팀이 FBI가 경고한 영상을 이전부터 추적했다며 러시아 조직이 연루되었다고 주장했다. FBI와 CISA, 미국 국가정보국장실(ODNI)은 1일 공동 성명을 내고 "러시아의 행위자들이 최근 아이티 출신이라고 주장하며 조지아주의 여러 카운티에서 불법적으로 투표하는 사람들을 날조한 동영상을 제작했다"고 밝혔다. 같은날 조지아주 브래드 라펜스퍼거 총무장관은 엑스에 문제의 아이티 이주민 동영상을 삭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엑스에서'알파폭스78'이라는 이름으로 공화당 옹호 게시물을 올렸던 한 미국인 인플루언서는 4일 미국 CNN을 통해 자신이 아이티 이주민 관련 가짜 영상을 올릴 때 마다 친(親)러시아 선전세력으로부터 100달러(약 13만원)씩 받았다고 폭로했다.
폭력 사태 불안 증폭, 주요 관공서 경비 강화
지난 2021년 1월에 대선 관련 의회 폭동을 겪었던 미국 정부는 폭력 사태를 대비해 경계수위를 높였다. 4일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 비밀경호국(SS)은 지난 주말 워싱턴DC의 백악관과 라파예트 광장, 재무부 건물 일대에 높이 2.5m의 철제 울타리를 새로 설치했다. 의회 주변에도 임시 장벽이 세워졌다. 해리스가 머무는 부통령 관저 및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플로리다주 자택에도 보안이 강화됐다. 워싱턴DC 경찰은 해리스가 5일 저녁에 개표 행사를 여는 하워드대학 인근 거리를 4일 저녁부터 폐쇄했다.
아울러 FBI는 4일 발표에서 지난 1일부터 워싱턴DC에 전국 선거 지휘소를 설치, 약 80명의 전담 인력이 전국 투표소 약 10만곳을 24시간 모니터링했다고 밝혔다. 투표용품 업체 런벡 선거 서비스는 이날 프랑스 AFP 통신에 비상시 사법 당국에 연결할 수 있는 약 1000개의 '패닉 버튼'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7대 대선 경합주의 선거 당국도 긴장하고 있다. 애리조나주 정부는 마리코파 카운티에 위치한 개표소 건물 옥상에 경찰특수부대를 배치하고 주변을 철조망으로 봉쇄했다. 네바다주의 조 롬바르도 주지사는 지난달 28일 성명에서 "안전하고 원활한 선거를 위해 주 방위군 60명이 대기 중"이라며 선거 당일에 치안 유지 목적으로 주 방위군을 제한적으로 투입한다고 알렸다. 미국 국방부는 네바다 외에 오리건, 워싱턴 등 최소 17개 주가 총 600명의 주 방위군 병력에 대기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21년 의회 폭동을 주도했던 극우단체 '프라우드 보이스'가 대선을 앞두고 지역별로 재집결 중이라고 주장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폭력 사태가 관측됐다. 지난달 29일 플로리다주 넵튠비치의 사전 투표소에서는 트럼프를 지지하는 18세 남성이 흉기를 휘둘러 체포되었다. 같은달 24일에는 텍사스주에서 트럼프 지지자가 선거관리인을 폭행했다. 지난달 28일에는 워싱턴주와 오리건주의 우편 투표함에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해 수백장의 투표용지가 훼손됐다.
무서워진 선거...미국인 약 70%는 대선 '스트레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4일 보도에서 해리스와 트럼프가 미국 대선을 실존적인 전투로 바꾸었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미국 대선이 "정치 폭력과 암살 시도, 상대방을 향한 보복 경고 등 21세기에 상상할 수 없는 가능성"에 휘말렸다고 비난했다. NYT와 인터뷰한 현지 시민들은 투표일이나 투표 이후 폭력 사태를 걱정한다며 두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NYT는 현재 미국 정치 상황이 남북전쟁이나 1960년대 혼란기와 비슷하다고 평가했다. 미국 텍사스주 라이스 대학의 더글러스 브링클리 역사 교수는 지금 갈등이 당시보다 심각하다며 "모두가 투표일 밤에 일어날 상황을 걱정하면서 불안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3일 미국 USA투데이는 트럼프 지지자 사이에서 해리스가 승리하면 폭력 사태가 일어난다고 보는 의견이 많다고 보도했다. 경합주 미시간주의 유권자들은 4일 영국 BBC를 통해 상대 진영의 후보가 이기는 상황이 가장 두렵다고 밝혔다.
AFP는 4일 보도에서 미국심리학회(APA)가 지난달 22일 공개한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해 미국인의 69%가 대선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전했다. 해당 조사는 올해 8월 1~23일 미국에서 3305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올해 수치는 2020년의 68%를 웃돌며, 2016년의 52%보다 훨씬 높다.
당장 투표일에 폭력 사태가 일어나지 않더라도 안심할 수 없다. 4일 미 정체 매체 폴리티코는 최소 24개 주 정부가 미국 국방부에 대통령 취임식 보안 지원 의사를 밝혔다고 주장했다. 5일 승리한 대선 승자는 내년 1월 20일 워싱턴DC에서 취임식을 치른다. 폴리티코는 2021년에 발생한 의회 폭동이 차기 권력 이양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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