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 적극적인 태도 변화 이끌어 혁신 경영
핵심가치 집중, 최고 기술 습득, 명확한 목표 설정 강조
핵심가치 집중, 최고 기술 습득, 명확한 목표 설정 강조
【파이낸셜뉴스 인천=한갑수 기자】 “직원들의 소극적인 운영 스타일을 적극적인 자세로 바꾸려고 노력했습니다.”
취임 2주년을 맞은 최계운 인천환경공단 이사장은 취임 이후 직원들의 업무 스타일을 개선하는데 가장 많은 공을 들였다고 6일 밝혔다.
그동안 직원들은 인천시에서 위임 받은 업무를 안정적으로 운영·관리하는 데 집중해 왔다. 그러다 보니 현실에 안주하게 되고 새로운 사회환경 변화나 혁신과는 멀어졌다.
최 이사장은 공단 직원의 이 같은 소극적인 자세를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바꿔 환경 서비스를 향상하고 혁신을 주도하는 환경 공기업으로 탈바꿈하고자 했다.
최 이사장은 이를 위해 직원들에게 핵심가치에 집중할 것을 강조했다. 최고의 기술을 연마하고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과감하게 도전할 것을 주문했다.
이와 함께 지향하는 목표점을 분명히 할 것도 요구했다. 미래를 목표로 하지 않고 그때그때 닥친 문제 해결에만 집중하는 사이 공단이 가야 할 방향을 잃어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 이사장은 “최소한 어느 방향으로 가는 지를 먼저 결정한 후 올해 바꿀 것, 내년에 바꿀 것을 준비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작은 일은 닥치는 대로 그때그때 바로 바꾸면 되지만 앞으로 5년이나 10년 후에 바꿀 것은 지금부터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10년 후에 집을 사려면 적금을 얼마 들고 몇 년 후에 5000만원을 만들고 그 후에 어떻게 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그는 ‘변화와 미래 발전을 위한 비전 2040’을 선포하고 더 나은 시민 환경서비스 제공 계획을 설정했다.
■환경 플랫폼 구축 시민 환경 서비스 높여
그는 “공단에서 하는 일이 시민들에게 지지를 받지 못하면 아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지를 받으려면 우선 하고 있는 일에 대한 데이터를 시민들과 공유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최 이사장이 공단에서 가지고 있는 데이터를 시민과 공유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환경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다.
환경 플랫폼은 하수처리장, 소각장 등 24개 시설의 운영 자료를 표준화해 공단이 창립된 2007년부터 현재까지 4320개(하수 3514개, 소각 806개) 항목에 달하는 빅데이터와 연계, 효율적인 시설운영과 신뢰성 있는 시민 환경정보 데이터를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환경 플랫폼이 구축되면 시민들이 공단에서 수행하는 모든 사업과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자치구별 인구 추이, 날씨·기온 데이터 등 기상정보를 활용한 하수 유입량을 예측할 수 있다. 전력 사용량, 슬러지 발생량, 기온 변동에 따른 처리 효율 등에 대한 대비도 가능하다.
또 AI 분석 및 예측을 통해 다양한 시설 운영 분야에 효율성도 높아지게 된다. 환경 플랫폼은 지난해부터 시범 사업을 실시 중이다. 올해까지 좀 더 개선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민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그는 핵심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방안으로 인재 양성과 기술 개발에 적극적이다. 신기술 습득을 위한 기술 세미나 등 자체 기술 심포지엄 등을 정기적으로 개최해 직원들의 기술 역량을 크게 향상시켰다.
작업자가 현장에서 느끼는 불편사항을 개선하려고 노력하게 되고, 개인이 못하면 공단 연구소에서 연구를 하고 공단에서 못하면 외부 기업과 공동 연구를 진행했다.
그는 취임 이후 2년간 국제물산업박람회 국무총리상, 대한민국 창조경영 2024 혁신경영부문 환경부장관상 등 10여 개의 상을 수상해 대외적으로 성과를 인정받았다. 이 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기술지원단을 만들어 인천·경기 지역에 광역 하수도 기술지원도 하고 있다.
■소각로 안에 들어가 확인하는 실천형 CEO
그는 “깨끗한 환경 제공이 곧 시민들에게 최상의 환경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직원들과 함께 공유하며 법적 기준보다 훨씬 강화된 법적 기준 50% 이하 관리 목표를 설정했다. 그 결과 깨끗한 물 관리를 위한 하수처리 방류 수질이 2022년 대비 최대 36%, 쾌적한 대기환경을 위한 소각처리 대기질도 최대 64% 개선되는 성과를 거뒀다.
최 이사장은 인천대학교 교수로 평생을 학문연구와 교육에 몸 바친 학자 출신이다. 대개 학자들은 이론에 치중해 행동으로 나서기보다는 말로만 끝내는 관리형인 경우도 많지만 최 이사장은 현장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이론을 현장에 접목하는 실천형 CEO이다. 말로만 끝나지 않고 현장에서 답을 찾아 문제를 해결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다.
최 이사장은 “교수도 두 종류가 있어요. 이론을 위주로 하는 교수도 있고 실제 현장에 있는 것을 개선해 문제를 해결하는 교수도 있는데 저는 후자 쪽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최 이사장의 이런 성격은 인천환경공단에 부임한 이후 소각장을 처음 방문했을 때 여실히 드러났다. 그는 소각로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한 나머지 소각로 안으로 들어가 내부를 직접 눈으로 꼼꼼히 확인했다. 직원들은 이제까지 소각로 안까지 직접 들어간 사람은 처음이라며 환호했다.
그는 소신이 분명하고 실천력이 탁월한 CEO지만 일을 추진하는 데 있어서 절대 독단적으로 처리하지 않는다. 조직문화 개선 등 모든 것을 노사 협력을 통해 진행했다. 노사 화합을 통한 안정적인 노사관계로 올해 고용노동부 노사문화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최 이사장에게도 아쉬운 점은 있기 마련. 그는 환경시설이 지역과 시설에 따라 관리·운영 주체가 달라 문제 발생 시 통합적인 대응이 어렵기 때문에 환경시설의 통합 관리·운영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고 발생 시 119에 전화하듯이 환경 관련 문제가 발생하면 인천환경공단에서 우선적으로 조치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못해 아쉽다고 했다.
kapsoo@fnnews.com 한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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