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그래도 비싸요"..마트 배춧값 3000원대지만..정부 한시 지원에 '반쪽 안정화'

노유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1.06 17:06

수정 2024.11.06 17:06

정부 할인 지원으로 가격 낮췄지만
여전히 물량 부족 해결 안 돼
바닥 드러낸 배추 매대…일부 판매 제한도
지난 5일 서울 영등포구 소재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배추를 살펴보고 있다. 이날 해당 마트의 배추 가격은 정부 할인지원까지 적용돼 포기당 3424원이었다. /사진=노유정 기자
지난 5일 서울 영등포구 소재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배추를 살펴보고 있다. 이날 해당 마트의 배추 가격은 정부 할인지원까지 적용돼 포기당 3424원이었다. /사진=노유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아유 그래도 비싸요."
지난 5일 서울 영등포구 소재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주부 김모씨(71)는 쌓여 있는 배추를 이리저리 살펴보다 고민 끝에 한 포기를 카트에 담았다.

이번주부터 배춧값이 떨어지면서 더욱 싼 가격의 마트를 찾는 소비자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정부 지원으로 5대 대형마트(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농협 하나로마트·GS더프레시)의 배추 가격이 포기당 3000원대로 떨어졌으나 구매 제한이 있거나 배추 매대가 조기 품절되는 매장들이 있었다. 김씨는 "배추 가격이 많이 내려갔지만 여전히 비싸다"며 "이달 말 김장할 예정인데 가격이 더 떨어졌으면 한다"고 전했다.

대형마트, 배춧값 3000원대 안착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지난달 3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10월 31일부터 1주일간 5대 대형마트에서 배추가 포기당 평균 3000원대로 작년 가격과 근접하고, 물량도 지난해에 비해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정부의 할인 지원으로 실제 둘러본 대형마트들의 배추 가격은 3000원대에 안착했다. 정부의 지원금을 적용한 회원가 기준으로, 배추 한 포기당 가격은 롯데마트 3992원, 홈플러스 3990원, 이마트 3424원, GS더프레시 2600원, 농협 하나로마트 3496원이었다. 일주일새 가격이 많이 인하됐다. 지난주 기준 롯데마트는 5992원, 홈플러스는 7990원, 이마트는 5584원, GS더프레시는 3300원, 농협 하나로마트는 5184원이었다.

그러나, 서울 영등포구 일부 마트는 배추가 조기에 바닥을 드러냈다. 주부 하영애씨(77)는 "차로 10분 이상 걸리는 거리지만 싼 곳을 찾아왔다"며 커다란 배추 세 포기를 카트에 담았다. 하씨는 "단골인 야채가게보다 거의 2000원 더 싸서 중국 배추 아닌지 의심이 될 정도"라고 했다. 주부 정모씨(72)는 이날 저렴한 가격을 보고 계획에 없던 배추 구매를 했다. 정씨는 "지난주 아파트 직거래 할인 장터에서 한통에 4000원 넘게 주고 사서 김장을 했다"며 "이럴 줄 알았으면 김장을 늦출 걸 그랬다"고 아쉬워했다.

한시적 지원에 가격 안정화는 '아직'

대형마트의 가격할인에도 배춧값은 여전히 높은 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aT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배추 한포기 소매 가격은 4757원으로, 지난해(3802원)에 비해 25.12% 비싸다.

정부는 본격적 김장 시즌이 지나는 12월 4일까지 할인 지원을 할 방침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지난 7일부터 배추, 무 등 김장 재료 11개 품목에 대해 할인 지원을 했고, 한차례 연장해 오는 12월 4일까지 4주동안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정부 지원의 일시적 가격 인하에도 배추 물량 부족은 여전하다. 홈플러스는 배추를 1인당 하루 3포기 이상 사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마트 직원은 "김장철이라 한번에 대량으로 사가는 사람이 있다"며 "최대한 많은 고객께 상품을 선보이기 위해 어쩔 수 없다"고 했다.

배추 물량 부족이 해결되기까지는 시일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임상민 한국물가협회 생활물가팀장은 "가을 배추 작황은 좋지만 출하 시기가 전체적으로 늦어졌다"며 "아직 포기당 5000~6000원대이고 정부의 할인 지원을 받아야 3000~4000원대인데 할인 지원에 한도도 있고, 할인 행사에 참여하지 않는 업체들도 있다 보니 소비자들이 배춧값 하락을 체감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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