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미 보호무역주의 선봉장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에게 무역대표부(USRT)를 맡길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8일(현지시간) 소식통들을 인용해 트럼프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라이트하이저에게 USTR 대표 자리를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라이트하이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일 때 USTR 대표로 최 일선을 맡았던 인물이다.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보호주의 통상정책의 실질적인 입안자이기도 하다.
라이트하이저는 상무장관을 비롯해 다른 직책을 맡기 위해 로비에 나섰지만 결국 USTR을 다시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라이트하이저가 이 제안을 수락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라이트하이저는 재무장관 자리도 노렸지만 금융 전문가가 아닌 그 대신 헤지펀드 매니저 스콧 베센트와 존 폴슨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라이트하이저가 다시 USTR을 맡으면 세계 교역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트럼프가 벼르고 있는 중국은 물론이고 미 동맹들도 1기 집권 시절 호되게 당했던 터라 바싹 긴장하고 있다.
특히 라이트하이저는 미 통상 정책에서 트럼프의 복심이자 관세 정책을 입안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교역 상대국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트럼프는 선거 기간 모든 수입품에 20%, 중국 수입품에는 60% 관세를 물리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도 당초 라이트하이저를 그가 원하는 상무장관에 앉힐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후 마음을 바꿨다.
트럼프는 트럼프 인수위 공동 책임자인 억만장자 린다 맥마혼에게 상무장관직을 제안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일부에서도 라이트하이저가 USTR 대표가 되는 것을 반기고 있다.
통상 정책을 관장하는 하원 세입위원회의 민주당 측 고위 대표인 브렌던 보일(민주·필라델피아) 하원 의원은 라이트하이저가 USRT을 맡았던 당시 자신이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 무역협정(USMCA) 탄생에 동참했다면서 라이트하이저는 통상 정책 접근에서 당파성을 보이지 않고 양당의 정책 기조 모두 존중한다고 말했다.
라이트하이저는 트럼프 1기 시절 미 통상정책을 주도하며 교역 상대국들을 떨게 만들었다.
변호사인 그는 미 철강업계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쇠락하는 미 철강업의 근본 원인이 외국 철강 수입에 있다는 결론을 냈고, 이후 확실한 보호무역주의자가 됐다.
트럼프의 대중 무역전쟁을 비롯해 중상주의적인 보호무역 정책 뼈대를 세운 것이 바로 라이트하이저다.
이때문에 그는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세계무역기구(WTO)와 밥 먹듯 충돌했다. 라이트하이저는 자유무역의 수호자인 WTO가 상황을 엉망으로 만들었다면서 결국 미국을 망쳤다고 주장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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