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의 이번 대선 승리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재무장관 지명에 목소리를 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머스크는 16일(현지시간) 공개적으로 자신의 월스트리트 동료 투자자인 스콧 베센트 대신 투자은행 캔터 피츠제럴드 CEO인 하워드 러트닉이 재무장관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머스크는 이미 트럼프가 신설할 정부효율부를 공동으로 이끌도록 내정한 바 있다. 머스크는 재정지출 2조달러 감축을 약속했다.
머스크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X에 올린 글에서 “베센트는 그저 일상적인 선택이겠지만 하워드 러트닉은 실제로 변화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베센트를 재무장관에 앉히면 재무부가 이전과 비슷하게 관례에 따라 움직이겠지만 러트닉이 재무장관이 되면 대대적인 혁신의 바람이 몰아칠 것이란 주장이다.
머스크는 “관례대로 움직이면 미국은 파산하게 된다”면서 “우리는 어떤 식으로든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국무, 법무, 보건장관 등 상당수 장관 인선은 마쳤지만 아직 재무장관은 지명하지 않았다.
머스크가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한 베센트는 ‘헤지펀드의 제왕’이자 민주당 지지자인 조지 소로스와 연관이 깊은 인물이다. 그는 소로스의 가족 재산을 운용하는 펀드 최고투자책임자(CIO)를 지냈다.
러트닉은 트럼프 정권인수위원회 공동 의장으로 캔터 피츠제럴드 CEO이다.
이 둘이 트럼프 재무장관 후보 가운데 선두를 달리고 있다.
유력한 후보 가운데 한 명이던 억만장자 헤지펀드 투자자 존 폴슨은 이해상충을 피하기 어렵다면서 12일 후보에서 자진 사퇴한 바 있다.
트럼프가 러트닉과 베센트 가운데 누구를 찍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이들은 5일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한 뒤 트럼프의 플로리다 자택이 있는 팜비치 마러라고에서 자주 목격됐다.
머스크는 러트닉에게 빚도 있다.
러트닉은 지난달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 선거 유세에서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머스크를 추천한 바 있다.
그러나 베센트 역시 호락호락하지 않다.
베센트는 트럼프가 이번에도 핵심 경제 참모로 앉힐 계획인 것으로 알려진 래리 커들로 전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트럼프 멘토 역할을 했던 스티브 배넌, 억만장자 투자자 스탠 드러큰밀러 등의 지지를 받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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