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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실적 발표, 실종된 트럼프 랠리 대신 하나...금리인하 기대 후퇴가 복병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1.17 07:53

수정 2024.11.17 07:53

[파이낸셜뉴스]
시가총액 기준 세계 1위 업체인 인공지능(AI)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가 오는 20일(현지시간) 장 마감 뒤 실적 발표에서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으면서 이제 세가 다 한 트럼프 랠리를 대신해 증시 상승을 부추길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반면 다른 한편으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하면서 그동안 가파르게 오른 뉴욕 증시가 고평가 논란에 발목이 잡힐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UPI 연합
시가총액 기준 세계 1위 업체인 인공지능(AI)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가 오는 20일(현지시간) 장 마감 뒤 실적 발표에서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으면서 이제 세가 다 한 트럼프 랠리를 대신해 증시 상승을 부추길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반면 다른 한편으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하면서 그동안 가파르게 오른 뉴욕 증시가 고평가 논란에 발목이 잡힐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UPI 연합


뉴욕 증시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 도취감에서 깨어나고 있다.

지난 주 다우존스산업평균은 4만4000선이 무너지며 1.2% 하락했고, 스태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사상 최초의 6000선을 내줬다.

S&P500은 2.1%, 나스닥은 3.2% 하락했다.

뉴욕 증시는 지난 5일(현지시간) 대선 이후 가파른 상승세에 따른 고평가 우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금리 인하 기조 후퇴 발언 속에 다시 차가운 현실에 눈을 떴다.

그러나 오는 20일 시가총액 기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비싼 기업인 인공지능(AI)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의 분기 실적 발표를 계기로 재도약이 가능할 것이란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엔비디아가 내년 1분기에 본격적으로 공급하는 차세대 AI 반도체 블랙웰에 대해 엔비디아가 얼마나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느냐가 뉴욕 증시 흐름을 좌우할 전망이다.

“미친 수요”


지난해 239%, 올해 187% 폭등한 엔비디아가 20일 실적 발표를 계기로 추가 상승의 발판을 마련하면서 뉴욕 증시 상승세를 다시 부추길지 투자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0일 장 마감 뒤 공개될 엔비디아 2025 회계연도 3분기 실적은 탄탄한 성장세를 지속했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비저블알파에 따르면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은 10월 마감한 엔비디아의 3회계분기 매출이 331억달러를 기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AI 반도체가 포진한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이 연초 208억달러에서 이번에 290억달러로 40% 가까이 증가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그렇지만 정작 시장이 주목하는 것은 3회계분기 실적이 아닌 내년 실적 전망이다.

블랙웰이 본격적으로 출하되기 시작하는 내년 실적을 어떻게 전망할지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돼 있다.

앞서 블랙웰 반도체와 관련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CNBC와 인터뷰에서 수요가 “미쳤다”고 말한 바 있다.

시장에 블랙웰 반도체 수요 광풍이 불고 있다는 것이다.

투자은행 파이퍼샌들러의 리서치 애널리스트 하시 쿠마르는 블랙웰이 내년 1분기 이후에 본격적으로 풀리기 시작하면 엔비디아 실적이 또 한 번 도약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그는 현재 175달러인 자신의 엔비디아 목표주가를 더 높여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블랙웰 실적이 도약대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쿠마르는 블랙웰 반도체 주문 적체가 ‘미친’ 수준이라면서 황 CEO가 이번 실적 발표에서 내년 블랙웰 반도체 생산분이 이미 완판됐다고 말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12월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 후퇴


반면 올 하반기 뉴욕 증시 상승의 버팀목 역할을 했던 연준의 금리 인하는 점차 동력이 약화하고 있다.

파월 의장이 14일 연설에서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고 쐐기를 박은 데 이어 15일에는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방은행 총재가 12월 금리 인하가 사전에 확정된 것은 아니라며 금리 동결 가능성을 내비쳤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그룹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 투자자들의 12월 추가 인하 기대감은 급속히 퇴조하고 있다.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인 다음 달 17~18일 FOMC에서 현재 4.50~4.75%인 기준금리가 0.25% p 낮은 4.25~4.50%로 떨어질 것이란 예상은 한 달 전 85.6%에서 15일 61.9%로 떨어졌다.

동결 전망은 13.9%이던 것이 38.1%로 뛰었다.

미 노동 시장이 여전히 탄탄하고, 내수 경제 중심의 미 경제 핵심인 소비 역시 타격을 입지 않고 있다는 점이 확인된 반면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은 다시 꿈틀대기 시작한 데 따른 것이다.

미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2 이상을 차지하는 소비는 탄탄한 회복탄력성을 보여주고 있다. 10월 소매매출이 전월비 0.4% 증가해 시장 전망치 0.3% 증가세를 웃돈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또 미 신규고용은 10월 1만2000명에 그쳐 9월에 기록한 25만4000명을 크게 밑돌았지만 전망이 나쁘지는 않다. 허리케인, 보잉 파업 등 일회성 요인에 따른 착시가 크게 작용했을 뿐 큰 흐름은 완만한 둔화를 가리키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반면 인플레이션은 다시 고삐가 풀릴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올 들어 하락 움직임을 지속하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9월과 10월 잇달아 반등했다.


내년 전망은 더 어둡다.

트럼프 당선자가 공약으로 내건 모든 수입품에 10~20% 관세, 불법이민자 추방 등이 모두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정책들이라 물가 상승에 대비해야 한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연준 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하면서 증시가 가파른 상승세에 따른 고평가 논란 속에 펀더멘털이 흔들릴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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