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1기 집권 시절 사실상 ‘공공의 적’으로 규정하며 미국 내 사용 금지에 나섰던 소셜미디어 틱톡 모기업인 중국 바이트댄스 기업가치가 역설적이게도 트럼프 당선 이후 큰 폭으로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으로 미국 내 사용 금지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바이트댄스는 자사주 매입을 계획하면서 자사 가치를 역대 최고 수준으로 평가했다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바이트댄스는 자사 기업가치를 현재 약 3000억달러(418조8000억원)로 평가하고 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바이트댄스는 최근 자사주 매입에서 이런 기업 가치를 기준으로 제시했다. 바이트댄스는 미국에 트럼프 행정부가 다시 들어서게 됐지만 자사 성장은 지속될 것으로 낙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바이트댄스는 트럼프에 비해 대중 압박 강도가 조금 덜한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고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내년 1월 중순까지 바이트댄스가 틱톡 지분에서 손을 떼지 않을 경우 틱톡을 미국에서 금지하도록 하는 법안에 연초 서명한 바 있다.
그러나 이같은 견제에도 불구하고 바이트댄스는 지난 1년 전 세계에서 급속한 성장을 지속했고, 자사주 매입을 확대하면서 기업 가치가 계속 불어나고 있다.
바이트댄스는 자사주를 매입하면서 계속 자사 기업 가치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직원들이 보유한 자사주를 매입할 때에는 기업 가치를 2250억달러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평가했지만 불과 두 달 뒤인 12월 자사주 매입 당시에는 이를 2680억달러로 높여 잡았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바이트댄스 투자자들은 트럼프의 백악관 복귀가 전반적으로는 틱톡에 호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트럼프는 1기 집권 시절 틱톡 금지를 추진했지만 올 대선에서는 공화당 슈퍼 후원자이자 바이트댄스 주요 투자자인 억만장자 제프 야스와 회동한 뒤 입장을 바꿨다고 바이트댄스 투자자들은 판단하고 있다.
트럼프는 야스와 만나 틱톡에 관해서는 논의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투자자들은 심증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전히 미국에서는 중국 정부의 스파이 행위에 동원될지도 모르든 틱톡을 법률로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바이트댄스와 틱톡이 어떤 길을 가게 될지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해야 확실해질 전망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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