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저가항공사 스피릿 항공이 18일(현지시간)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막대한 부채와 치열한 경쟁을 견디지 못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스피릿은 이날 뉴욕 남부 연방파산보호법원에 파산보호(챕터11)를 신청했다.
스피릿은 그러나 승객들은 항공편을 여전히 이용할 수 있으며 기존에 확보한 마일리지도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피릿은 고객들이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항공편을 예약하고 항공기를 이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스피릿은 주요 채권자들이 채무 구조조정에 합의했다면서 채권자들이 3억5000만달러 주식 투자, 또 8억달러 채무를 구조조정 뒤 스피릿 주식으로 교환하는 방안에도 합의했다고 밝혔다.
채권단은 아울러 스피릿에 3억달러 추가 대출에 나서기로 합의했다.
스피릿은 내년 1분기 중에 파산 보호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스피릿 부채 규모는 현재 36억달러 수준이지만 채무 구조조정을 통해 이 가운데 7억9500만달러가 깎이게 된다.
스피릿은 채무 구조조정으로 인해 자사 주식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상장폐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스피릿은 저가항공 시장을 개척한 항공사로 최근 대형 항공사들이 저가 항공 시장에 뛰어들어 고객들을 빼내기 시작하면서 고전해왔다.
스피릿의 주력 시장인 휴양지 노선은 심각한 경쟁 속에 운임이 저공비행을 지속했다.
반면 노동비용이 급격히 뛰었고, 항공기 결함으로 인해 결항도 잦았다.
스피릿은 재정 압박 속에 올해 조종사들을 임시 해고했고, 항공기들도 매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정 상태가 나아지지는 않았다.
스피릿은 그 돌파구로 합병을 추진했지만 이 역시 규제에 막혀 좌절됐다.
2022년 프런티어 항공과 합병 합의, 이후 제트블루와 합병 합의는 모두 무산됐다.
미 연방법원은 1월 제트블루를 스피릿이 인수하는 것을 막았다.
한편 항공사들의 파산보호는 드문 일은 아니다.
최근 수년 주요 항공사 파산보호 신청은 없었지만 지난 30년 동안 대개 한 번씩은 파산을 겪었다.
특히 2001년 911테러 이후 항공 여객이 급감하자 수년에 걸쳐 여러 항공사들이 파산보호에 들어가기도 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