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수도권 ‘영끌족’ 우르르...“예금은행 주담대 증가폭, 역대 최대”

김동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1.19 12:00

수정 2024.11.19 12:00

가계신용 잔액 1913.8조원...3개월 새 18조원↑
주담대, 19.4조원 늘며 3년 만에 최대폭 상승
예금은행 주담대 증가폭, 2002년 이후 역대 최고
한은 “7월부터 주택 매매 꺾여...둔화 흐름 보일 것”
지난 17일 서울의 아파트 단지. 뉴스1.
지난 17일 서울의 아파트 단지. 뉴스1.
[파이낸셜뉴스] 올해 3·4분기 국내 가계빚이 1900조원을 돌파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매매 거래가 늘면서 주택담보대출이 3년 만에 최대폭으로 늘어난 결과다. 특히 예금은행의 경우 주담대가 3개월 만에 22조원 넘게 폭증하는 등 통계 작성 이후 최대폭 늘어났다. 한국은행은 7월 이후 부동산 거래가 꺾인 만큼 4·4분기 가계신용 증가세가 꺾일 것으로 내다봤다.

■수도권 주택 매수세 활활...가계빚 ‘역대급’
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 제공.
19일 한은이 발표한 '2024년 3·4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가계신용 잔액은 전분기 대비 18조원 증가한 1913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 3·4분기(35조원)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가계신용은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에 결제 전 카드대금 등 판매신용을 합한 지표로, 가계가 부담하는 포괄적 빚을 뜻한다. 가계신용 잔액은 지난 1·4분기(1882조4000억원)에 전분기 대비 3조1000억원 줄어들며 1년 만에 감소했으나 2·4분기에 13조8000억원 늘어난 뒤 3·4분기까지 2분기 연속 증가했다.

올해 가계신용 증가세는 가계대출이 견인하고 있다. 가계신용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가계대출은 3·4분기 1795조8000억원을 기록하며 전분기보다 16조원 늘었다. 가계신용과 마찬가지로 2021년 3·4분기(34조8000억원) 이후 3년 만에 최대폭 증가다.

이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매매 거래량이 늘어나며 주택담보대출의 증가폭이 확대된 결과다. 수도권 주택 매매거래량은 지난해 4·4분기 5만3000호에서 올해 3·4분기 9만6000호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이에 주담대 증가폭도 같은 기간 15조2000억원에서 19조4000억원으로 4조원 넘게 확대됐다. 3·4분기 주담대는 2021년 3·4분기(20조9000억원) 이후 최대폭 증가했다.

특히 예금은행에서 대출이 크게 늘었다.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증가폭은 2·4분기 17조3000억원에서 3·4분기 22조7000억원으로 늘었다. 이는 2020년 4·4분기(28조9000억원)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특히 주담대가 22조2000억원 늘며 2002년 4·4분기 통계 편제 이후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김민수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예전에는 주택 매수, 생활자금 마련 시 주담대와 신용대출을 전부 활용했으나 차주 단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도입 이후에는 만기가 긴 주담대를 통해 받는 것이 유리해지면서 대출 행태의 변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부 규제에 거래 둔화...“가계대출 증가세 꺾일 것”
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 제공.
한은은 가계신용이 증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경제 규모가 커짐에 따라 가계부채가 증가하는 것은 자연스럽고, 가계부채를 급격히 줄이며 소비 등 실물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하향 안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3·4분기 가계신용 증가폭(18조원)은 2015년부터 2023년까지의 장기평균 증가폭(22조2000억원)을 하회하고 있고 올해 3·4분기까지 가계신용 누적 증가율도 1.5%로 명목 GDP 성장률 내에서 관리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향후 가계부채 증가세도 둔화 흐름에 있어 연말께 가계신용 증가세도 꺾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그는 “9월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 등 거시건전성 정책, 은행권의 가계대출 관리 등으로 9월부터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거래가 7월 이후 둔화돼 주택거래에 1~3개월 후행하는 가계부채 증가세의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경우 주담대가 증가 전환하고 기타대출의 감소폭이 축소되면서 가계대출 감소폭이 2·4분기 3조9000억원에서 3·4분기 1조7000억원으로 줄었다.
반면 기타금융기관은 보금자리론 등이 순상환되고 증권사 신용공여가 감소로 전환하면서 감소폭이 같은 기간 1000억원에서 4조9000억원으로 늘었다.

한편 판매신용은 추석연휴 등으로 신용카드 이용규모가 늘면서 전분기 대비 2조원 증가한 118조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4분기에 2조8000억원 증가한 이후 증가폭이 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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