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제1노조인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은 19일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조의 요구가 끝내 묵살되면 12월 6일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노조의 요구사항은 △구조조정 철회 및 인력 운영 정상화 △1인 승무제 도입 중단 △산업재해 예방 및 근본 대책 수립 △부당 임금 삭감 문제 해결 등이다.
노조는 "서울교통공사는 올해도 임단협 교섭 파국으로 벼랑길을 걷고 있다"며 "서울시는 2200여명에 달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강압하며 무차별적 현장 인력감축, 무책임한 안전 업무 외주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올해 잇달아 발생한 중대재해 산재사망 사고, 뒤늦게 드러난 혈액함 집단 발병 사태에 이르기까지 지하철 노동 현장의 불안과 두려움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서울시가 구조조정을 강요하며 신규채용까지 틀어 막아 심각한 업무 공백과 인력난에 부닥치게 됐다"고 덧붙였다.
공사와 노조 갈등의 주요 쟁점은 임금 인상 폭과 신규 채용이다. 공사는 정부 지침에 따라 내년 임금 인상률 2.5%를 제시했고 경영혁신은 임단협과 분리해 추진한다는 입장이지만, 노조는 신규 채용 확대와 함께 더 높은 임금 인상률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사는 지난달 말까지 4차례 본교섭과 19차례 실무교섭을 벌였지만, 협상 타결에 이르지 못했다
노조는 합법적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다. 지난 15~18일 진행한 쟁의행위 찬반 투표는 찬성률 70.55%로 가결됐다. 이번 투표에는 조합원 9450명 중 83.2%인 7862명이 참여했으며, 5547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이에 따라 노조는 20일부터 준법 운행, 법과 사규에 정한 2인1조 작업 준수, 규정에 정한 점검 외 작업 거부 등 단체행동에 나서기로 했다.
김태균 서울교통공사노조 위원장은 "노조는 합법적 쟁의권을 확보했으며 언제든지 파업에 돌입할 수 있게 됐다"며 "필수유지 업무협정 유지 체결을 전후로 한 보름여 기간 동안 서울시와 사측에 교섭의 장을 열 것을 마지막으로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화를 통한 노력을 기울여나가겠다는 것"이라며 "그러나 노조의 요구를 끝내 묵살하고 대화조차 거부하면 저희는 전면 파업을 기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노조는 구조조정이 실행되고 2호선에 1인 승무제가 도입될 경우 승객의 안전과 승무원의 근무조건이 모두 악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명곤 서울교통공사 전기직 직원은 "안전인력을 증원해야 하는 상황인데도 서울시와 사측은 거꾸로만 가는 중이며 아예 신규채용을 틀어막고 있다"라며 "6만4000평 규모의 군자차량기지와 막대한 전기 시설물 관리를 단 4명이 도맡고 있다. 상주인력을 빼면 단 2명이 맡아야 하는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졌다"고 호소했다.
지하철 2호선 승무원인 김용 씨는 "2호선은 하루승객이 270만명으로 이용노선이 가장 많은 노선"이라며 "43개역 중 22개역이 환승역과 곡선이라 사고에 대한 위험성이 가장 크다. 2호선 1인승무원도입은 시민의 안전을 더욱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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