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비트코인이 6일 만에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지만, 코인개미들은 고민에 빠졌다. 지금 일부분이라도 팔아야 할지, 계속 갖고 있어야 할지, 행복한 고민에 빠진 것이다. 코인업계에서는 비트코인이 대세 상승장을 탔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단기 조정에 접어들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트럼프·푸틴이 도와주는 '비트코인 랠리'
20일 코인시황 플랫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전일 대비 0.50% 상승한 9만2115달러(약 1억2798만원)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 새벽에는 9만4002.87달러(1억 3059만원)를 기록하며 지난 14일 기록한 사상 최고가를 또 한 번 갈아치웠다.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와 빗썸에선 이날 고점이 1억3000만원을 넘지 못한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친(親) 가상자산 행보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옵션 거래 개시 △러시아-우크라이나의 긴장감 고조 등이 비트코인의 가격을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상무부 장관으로 미국 투자은행 캔터 피츠제럴드의 하워드 러트닉 최고경영자(CEO)를 지명했다. 러트닉 CEO는 비트코인과 테더(USDT)의 열렬한 지지자로 캔터 피츠제럴드는 수년간 테더의 미 국채 수탁 업체로 위임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코인전문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트럼프는 가상자산 전문 변호사 테레사 구디 기옌을 차기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으로 임명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구디 기옌은 로펌 베이커호스테틀러(BakerHostetler)의 블록체인 실무 공동 책임자이다.
여기에 19일(현지시간) 거래를 시작한 블랙록 비트코인 현물 ETF(IBIT)의 옵션 거래량이 약 19억달러(약 2조6430억원)를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ETF 전문 애널리스트 제임스 세이파트는 "총 35만4000여건의 계약이 활성화됐으며, 이중 28만9000건은 콜옵션(82%), 6만5000건은 풋옵션(18%)이었다"라며 "이런 옵션 거래로 비트코인 사상최고가 경신이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대안자산에 대한 선호도도 높아졌다. 비트코인 가격과 함께 금 가격도 현재 상승 중이다.
미 경제매체 CNBC는 "금과 마찬가지로 가상자산은 많은 투자자에게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대한 '몰수될 수 없는(non-confiscatable)' 장기 헤지(분산)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라며 "지난해 초 미국 지역은행의 파산 위기 당시에도 비트코인은 안전 자산으로 여겨지며 상승한 적이 있다"라고 전했다.
비트코인이 단기 고점에 다다랐다는 4가지 지표
그러나 블록체인 분석기업 크립토퀀트의 J.A. 마르툰 연구원은 현재 고점에 육박했다는 4가지 지표를 제시했다.
첫 번째는 공포 및 탐욕지수이다. 가상자산 데이터 제공 업체 얼터너티브닷미에 따르면 지난 19일 공포 및 탐욕지수는 90으로 올해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이날 지수는 7포인트 내린 83을 기록하고 있지만 여전히 높다. 마르툰은 "가격이 계속 상승할 수 있지만 80을 넘어선 공포 및 탐욕지수는 종종 시장이 정점이 임박했음을 나타낸다"라고 전했다.
두 번째는 신규 자금 유입 부족이다. 마르툰 연구원은 "지속적인 가격 상승을 위해선 새로운 자금 유입이 필요하다"라며 "'실현된 시장 성장률(Realized Cap Growth)'을 보면, 더 이상 증가하지 않아 잠재적인 하락 국면을 예고헌다. 주의가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세 번째는 장기 보유자의 매도이다. 그는 "시장의 정점은 장기 보유 비트코인의 재활성화로 나타나기도 한다"라며 "1500만~2000만개의 장기 보유 코인이 재활성화되고 있다. 이는 강력한 유통(매도) 신호"라고 설명했다.
네 번째 거래소 간 흐름이다. 마르툰은 "현재 더 많은 비트코인이 파생상품 거래소로 이동하고 있다"라며 "비트코인이 파생상품 거래소로 이동하는 건 시장의 약세 정서와 일치하는 경우가 많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마지막으로 "비트코인의 매도를 고려해야 할 시점이 고민이라면, 온체인 데이터를 통해 신뢰할 수 있는 답변을 얻을 수 있다"라며 "주요 신호가 더 많이 일치할수록,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는 확신이 더 커질 것"이라고 당부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