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희원, 연출 데뷔작
[싱가포르=신진아 기자] 배우 김희원이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조명가게’로 감독 데뷔한다.
김희원은 20일 오후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에서 열린 ‘디즈니 콘텐츠 쇼케이스 2024’에서 “평소 연출에 대한 관심을 갖고 준비하다가 강풀 작가의 제의로 연출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강풀 작가와 김희원은 앞서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무빙’에서 작가와 배우로 만났다. 강풀 작가는 “김희원은 훌륭한 연기자"라면서 "‘조명가게’가 좀 난해한 면이 있는데 작품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다. 작품 속 캐릭터뿐 아니라 배우들과 사람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다”며 김희원에게 러브콜을 보낸 이유를 설명했다.
김희원은 “강풀 작가의 제의를 받고, 도대체 제 어떤 면을 봤나 싶기도 했는데 결과적으로 (연출을 하게 돼) 꿈만 같다. 모든 게 행복하다. 공개일인 12월 4일이 기대된다. 얼떨떨하다”며 설렌 마음을 전했다. 그러면서 막상 연출을 해보고 “겸손을 배웠다”고 남다른 소감을 밝혔다.
그는 “배우 시절엔 나 잘난 맛에 연기를 한 것 같다. 그런데 대본을 해석하면서 작가님의 디테일이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다. 배우들은 나보다 정말 다 연기를 잘했고, 스태프들은 온힘을 다해 열정을 쏟아 작업해 존경스러웠다. 모든 분들이 도와줘서 연출이 가능했다”고 부연했다.
'조명가게'는 어두운 골목 끝을 밝히는 유일한 조명가게에 어딘가 수상한 비밀을 가진 손님들이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주지훈은 조명가게 주인, 박보영은 수상한 존재를 볼 수 있는 간호사를 연기했다.
학창시절부터 강풀 팬이었다고 밝힌 주지훈은 강풀에 대한 신뢰를 표하면서 김희원 감독의 남달랐던 면모를 언급했다. 그는 “김희원 감독과 배우 대 배우로 만났을 때 현장을 제3자의 시선으로 바라봤던 게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이번에 감독으로서 다시 만났는데) 무엇보다 프리 프로덕션이 잘 돼 있었다. 너무 잘 돼 있어서 한치의 의심도 없이 현장에 갔다. 제가 따로 의견을 피력할 게 없을 정도로 준비가 잘돼 있어서 아주 자유롭고 편하게 연기했다”고 말했다.
강풀 "무빙과 결이 다르면서도 같은 이야기"
강풀은 이날 ‘조명가게’에 쏠리는 기대감에 “굉장히 부담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무빙’과 결이 다르면서도 같은 이야기다. 등장인물 중심으로 생각했고, 사람 중심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무빙’은 초능력자가 나오는 장르물이라면 ‘조명가게’ 역시 호러라는 장르물이다. 하지만 그 중심에 사람이 있다. 호러나 스릴러가 시리즈로 나오는 게 흔치 않아서 시청자들이 어떻게 볼지 부담된다. 하지만 재미가 있어서 자신 있다”고 답했다.
“원작 만화는 13년 전에 만화로 그렸다. 드라마는 만화에서 보여주지 못한 이야기를 감독과 배우가 좀 더 입체적으로 풀어내서 같은 이야기지만 다른 이야기 같다. 이야기가 더 깊어졌다. 제 마음에 들게, 원작보다 풍성해졌다”고 비교했다.
디즈니가 강풀 작가를 다시 찾는 이유에 대해서는 “‘무빙’의 흥행 덕인 것 같다”며 “정확한 이유는 디즈니께 물어봐야 할 것 같은데, 디즈니와 제 작품 색깔이 잘 맞는 것 같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김희원 감독은 “강풀 작품을 관통하는 정서 때문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전 세계 어린이들이 디즈니 만화나 애니메이션을 보고 울고 웃으며 자랐다. 그건 작품 속 정서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 덕일 것이다. 강풀 작가 작품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정서가 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똑같이 느끼는 감정에 대한 이야기라서, 디즈니가 강풀 작가의 작품을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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