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현대모비스, 원가 '불확실성' 줄여 핵심부품 사업 적자 턴다

권준호 기자,

김경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1.20 18:07

수정 2024.11.20 18:07

수익 개선 칼 빼든 이규석 사장
원가 비중 높은 ‘모듈’ 적자 거듭
3개 분기 연속 총 3700억 손실
연내 '원가 트래킹 시스템’ 오픈
프로젝트별 원가 변동요인 파악
부품 양산전까지 문제해결 조치
제품 수 10개 이상 줄여 최적화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호텔에서 이규석 현대모비스 대표이사 사장(왼쪽 세번째) 주재로 '2024 CEO 인베스터 데이'가 열리고 있다. 현대모비스 제공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호텔에서 이규석 현대모비스 대표이사 사장(왼쪽 세번째) 주재로 '2024 CEO 인베스터 데이'가 열리고 있다. 현대모비스 제공
이규석 현대모비스 대표이사(사장)가 원가 절감 및 수익성 개선에 칼을 빼 들었다. 이 대표는 그동안 '깜깜이'였던 고객사, 프로젝트별 원가 변동 요인을 파악하고 변수를 최대한 차단하는 한편, 제품 포트폴리오 최적화도 진행해 비핵심제품 생산을 줄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현대모비스는 연내 새로운 비용 절감 시스템 개발을 끝내고 자체 '룰'을 만들어 향후 계약에 적용할 계획이다.

■이규석 대표, 원가 절감·수익성‘총력’

2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올해 연말까지 각 고객사·프로젝트별 '원가 트래킹 시스템' 개발을 완료한다. 지금까지 원가 변동 요인이 고객사에 있는지, 모비스에 있는지 정확하게 알지 못했는데 이걸 파악하겠다는 의도다.
현대모비스가 맞춤형 원가 추적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모비스는 개별 원가 변동 요인을 알면 이에 맞게 대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예컨대 제품 개발 과정에서 원가가 과도하게 측정됐을 경우, 시스템이 이를 잡아내고 조정하는 방식이다. 현대모비스에 따르면 양산 전까지만 원가 변동 요인을 발견하면 충분히 조치할 수 있다. 이 대표는 지난 19일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비공개로 진행한 애널리스트 질의응답 과정에서 "현재 진행하고 있는 제품 프로젝트가 많은데, 이에 대한 손익이 잘 관리되고 있는지 여부를 타임리(그때 그때)하게 아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며 "연말에 (시스템) 준비가 되면, 집중 관리할 프로젝트를 훨씬 쉽게 인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모비스가 새 시스템 개발을 서두르는 이유는 원가 부담이 적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원가 부담이 높은 모듈 및 핵심 부품 부문은 몇 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4·4분기부터 세분기 연속 총 손실 규모는 약 3700억원이다. 이 대표는 "현재 핵심 부품 사업에서 수익이 나지 않고 있다"며 "지금보다 훨씬 다른 성장이나 실적을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현대모비스는 시스템 개발을 마치는 대로 업체별 룰을 만든다는 방침이다.

■포트폴리오 최적화에 ‘수주 청신호'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사업 제품 포트폴리오 최적화도 진행한다. 명확한 방향성은 신규 수주 및 신제품 개발 축소 등 두 가지다. 현대모비스는 현재 가지고 있는 제품 60개 가운데 최소 10개 이상을 줄여나갈 예정이다. 다만 제품 생산이나 신제품 개발을 갑자기 줄이기 보다는 시간을 두고 차차 진행하기로 했다. 이 대표는 "상당히 많은 제품들을 대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모비스는 이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수주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모비스가 올해 잡은 수주 목표는 지난해(92억달러)와 비슷한 수준이다.

상황은 나쁘지 않다. 현대모비스는 이르면 올해 연말 최대 조 단위 수준의 수주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터리시스템(BSA)과 모터도 선행 개발 단계다. 현재 글로벌 완성차(OEM) 업체를 대상으로 각각 프로젝트 한 개씩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제품 성능이 OEM의 목표를 달성한다면 추가 수주를 따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전력 변환 장치는 한 일본 OEM과의 수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올해와 내년을 아울러 수주 목표는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다만 수익성이 중요한 만큼, 낙관만 하지는 않고 있다"고 전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김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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