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 예상에 제설작업 나섰지만 역부족
"버스도 도착시간 초과…지하철까지 이럴 줄은"
자가용도 30분 더 걸려…"예상 못해 거북이걸음"
"버스도 도착시간 초과…지하철까지 이럴 줄은"
자가용도 30분 더 걸려…"예상 못해 거북이걸음"
[파이낸셜뉴스] "지하철이 30분 연착됐어요. 폭설이라고 해서 일찍 출발했는데 이정도일 줄 몰랐네요."
서울 지하철 2호선 신촌역에서 만난 30대 직장인 정모씨는 "인천 7호선을 타고 환승해서 왔다"며 "눈이 녹아서 도보 이동이 불편했는데 지하철까지 이럴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27일 서울에 20㎝에 육박하는 폭설이 내리면서 시민들이 출근길부터 불편을 겪고 있다. 준법투쟁(태업)으로 수도권 전철·지하철이 제 기능을 온전히 다 못하는 상황에서 폭설까지 내리면서다. 폭설이 예상됨에 따라 지자체가 서둘러 제설 작업에 나서긴 했지만 출근길 혼란을 피하지는 못했다.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연착, 지연 등으로 출근길 불편이 컸다고 설명했다.
신촌에서 강남으로 출근하는 임모씨(29)는 "지하철이 바로 오긴 했지만 몇몇 정거장에서 계속 연착이 있었다"며 "버스도 예상 도착 시간을 초과해서 왔다"고 말했다. 시청역에서 만난 30대 직장인 박모씨 역시 "지하철 여러대를 보냈다. 주요 역에서는 훨씬 많이 무정차 통과하느라 출근이 늦어졌다"고 했다.
자가용 출근길도 마찬가지였다. 하남에서 시청으로 차를 몰고 출근한 김모씨(53)는 "눈이 이렇게 많이 올 줄 모르고 스노우체인을 안껴서 너무 느리게 움직였다"며 "도로에 한참 서있느라 불편했다. 30분 정도 더 걸린 것 같다"고 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서울 전역에 대설주의보가 발효되고 밤사이 서울 곳곳에 20㎝ 안팎의 큰 눈이 내렸다.
노원구와 성북구, 중랑구, 광진구, 동대문구, 도봉구, 강북구, 성동구(일부) 등 동북권에는 대설경보가 발령됐다. 이 가운데 성북구와 강북구 등 동북권 일부 지역은 적설량 20㎝를 돌파했다. 서울에서 최근 수년간 20㎝ 안팎의 적설량을 기록한 사례는 매우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오전 7시 기준 적설량은 성북 20.6㎝, 강북 20.4㎝, 도봉 16.4㎝, 은평 16.0㎝ 등으로 집계됐다. 종로구 송월동 기상관측소는 16.5㎝로 기록됐다.
큰 눈이 내리면서 인왕산로, 북악산로, 삼청동길, 와룡공원길 등 4곳의 도로 통행이 통제됐다.
서울시는 밤사이 눈이 많이 내려 쌓임에 따라 이날 오전 2시께부터 이들 4개 도로를 통제 중이라고 밝혔다. 또 오전 7시부터 자치구 및 유관기관과 함께 제설 비상근무를 2단계로 격상해 제설 대응에 돌입했다.
출근길 시민들은 폭설 교통 혼잡을 대비해 대중교통을 선택했고, 인파가 몰리면서 불편을 겪었다.
신림역에서 2호선을 타고 강남역으로 출근하는 김모씨(42)는 “어제 뉴스를 보고 서둘러 나섰으나 예상대로 지하철을 곧바로 타기 힘든 상황”이라며 “눈이 현재는 오지 않아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서울시가 인력 9685명과 장비 1424대를 투입해 제설제를 살포하는 등 대응에 나서면서 큰 주요 도로는 비교적 제설 작업이 진행됐다. 이 덕분에 교통 흐름은 크게 지장을 받지 않았다.
그러나 서울 지역 곳곳의 골목길은 아직 쌓인 눈을 치우지 못해 차량들이 거북이걸음을 했다. 일부 차량은 골목길에서 속도를 올리면서 녹은 눈이 인도로 튀어 시민들이 피해를 입기도 했다.
폭설로 차양막이 무너진 곳도 있었다. 서울 용산구의 한 카페는 밤사이에 차양막이 무너졌다. 이 때문에 커피를 마시러 온 손님들은 차양막 사이에 카페로 서둘러 들어갔다. 카페 직원들이 차양막을 일으키기 위해 애썼지만 눈이 많이 쌓여 소용이 없는 상황이라고 시민은 전했다.
카페 매니저인 A씨는 "밤에 강풍이 불어 차양막이 쓰러진 것 같다"며 "현재 업체 측에 연락하고 있는데 시일이 걸릴 것 같다. 영업에 문제가 생겼다"고 토로했다.
행정안전부는 27일 수도권과 강원지역을 중심으로 대설 특보가 발효됨에 따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단계를 가동하고, 대설 위기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로 상향했다.
중대본은 대설과 낮은 체감온도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출퇴근길 교통 혼잡, 빙판길 다중추돌사고 및 보행자 안전사고 방지 등 피해 예방에 집중해 달라고 부탁했다.
또 주요 도로 제설 이후 이면도로, 골목길, 보도 등 후속 제설을 진행하고, 지역 주민이 제설제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버스정류장 주변 등에 제설제를 소분해 비치해달라고 요청했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김동규 장유하 정경수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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