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트론을 만들어낸 중국계 암호화폐 사업가 저스틴 쑨이 홍콩에서 29일 620만달러짜리 예술품 바나나를 먹어 치웠다.
쑨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축하하는 무대에서 벽에 테이프로 고정된 바나나 '코미디언'을 먹었다. 그는 암호화폐 같은 디지털 자산처럼 예술작품으로 간주되는 이 바나나도 “실질적인 가치는 개념 그 자체”라고 선언하며 이 바나나를 먹었다.
쑨은 앞서 지난주 뉴욕 소더비 경매장에서 마우리조 카텔란의 작품 ‘코미디언’을 620만달러에 암호화폐를 주고 인수했다. 이 작품은 벽에 덕트 테이프로 바나나를 붙인 것이다.
당초 낙찰 예상가는 100만~150만달러였지만 쑨은 520만달러 경매가에 비용 100만달러를 더해 모두 620만달러를 주고 낙찰 받았다.
쑨이 실제로 산 것은 실제로는 이 벽에 붙은 바나나도, 벽도, 테이프도 아니었다. 그가 구입한 것은 작품 진위성을 증명하는 서류와 바나나를 어떻게 테이프를 이용해 벽에 붙이는지를 알려주는 설명서였다.
누구나 방법만 알고, 진품을 입증하는 서류마 있으면 이 예술품을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다.
쑨은 파이낸셜타임스(FT)에 스테이블 코인으로 결제했다면서 “소더비가 암호화폐를 지급 수단으로 채택한 것은 매우 흥분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에서 태어나 중국과 그레나다 이중 국적을 갖고 있는 암호화폐 사업가로 지난해 사기와 기타 증권법 위반 혐의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기소한 인물이다.
쑨은 트럼프가 암호화폐를 지지한다며 트럼프 당선을 축하하는 자리까지 만들었다.
그는 FT에 “트럼프가 대통령 당선자가 된 뒤 모두가 암호화폐의 미래에 대해 흥분하고 있다”면서 “트럼프의 지도력으로 미국이 암호화폐 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곳이 될 것임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쑨은 트럼프의 직접 말을 나눈 적은 없지만 트럼프와 그의 아들들이 홍보에 나서고 있는 암호화폐 벤처 기업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LF)에 3000만달러를 투자한다고 선언한 뒤 트럼프 측과 접촉했다고 밝혔다. WFL는 쑨을 자문으로 위촉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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