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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 잡기 나선 숙취해소제 시장…'개성 마케팅 올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2.02 11:21

수정 2024.12.02 11:21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국내 숙취해소제 시장 규모는 2024년 기준 약 3,500억 원으로, 엔데믹 이후 2년 간 30% 이상 거래량이 상승하며 전체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Z세대의 변화된 음주 문화가 시장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들의 음주 패턴이 '부어라 마셔라' 식의 과도한 음주에서 벗어나 '짧고 굵게' 즐기는 방식으로 변화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홈플러스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위스키와 하이볼 품목의 2030세대 매출 비중이 각각 40%에 달했으며, 주목할 만한 것은 프리미엄 주류 구매 시 숙취해소제를 함께 구매하는 비중도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질 높은 음주'와 함께 '다음 날 컨디션'까지 고려하는 Z세대의 스마트한 음주 문화를 반영한다.


이처럼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을 중시하고 음주의 질적 측면을 고려하는 Z세대의 특성에 맞춰 숙취해소제 시장도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절대적인 음주량이 높지 않아 '효능' 중심의 마케팅에서 벗어나 젊은 세대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이 확대되는 추세다. 제품 패키징부터 제형, 독특한 마케팅 방식까지 Z세대의 취향을 저격하는 차별화 전략이 눈길을 끈다.

"Z세대 취향 저격"...클럽부터 마라탕까지 제품 혁신 나서

선포하라_오프라인 팝업
선포하라_오프라인 팝업

숙취해소제 브랜드 '선포하라'는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한 '힙플'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기존 액상이나 정제 형태의 숙취해소제와 차별화된 젤리스틱 제형으로 Z세대의 접근성을 높였다. 특히 통상적인 과일맛 대신 콜라와 에너지드링크 맛을 구현해 젊은 층의 선호도를 반영했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숙취를 현명하게 이겨내는 음주 문화에 맞추어, 숙취해소와 붓기 관리라는 이중 효과로 뷰티·헬스에 관심 높은 Z세대를 공략하고 있다. 최근에는 오프라인 경험을 선호하는 유행에 맞추어 '선포하라 클럽' 오픈과 압구정·부산 핫플레이스 샘플링을 진행했다. 최근에는 고양 킨텍스에서 진행된 대규모 J팝 축제 '원더리벳(WONDERLIVET)'에 참여해 일본 문화에 친숙한 Z 세대를 위한 굿즈 제공, 이벤트를 진행하며 색다른 만남의 기회를 가지기도 했다.

오뚜기의 '상쾌한'은 Z세대의 해장 트렌드를 반영한 이색 협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소셜 미디어 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Z세대의 해장 음식 관련 키워드 중 ‘#마라탕’이 전년 대비 235% 증가했으며, 간편식과 결합된 해장 제품 선호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뚜기는 이처럼 Z세대 사이에서 인기 높은 마라탕을 활용해 신개념 숙취해소 제품을 선보였다. 헛개나무 열매 추출액을 함유한 '상쾌한 얼큰 마라탕'을 개발해 숙취해소 기능성을 더했으며, 간편식 형태로 제공해 음주 이후에도 쉽게 조리할 수 있는 실용성을 강조했다. 젊은 층의 해장 문화를 반영한 제품 개발로 소비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평가다.

캐릭터·플래그십 스토어로 브랜드 경험 강화..."SNS 화제성 UP"

롯데칠성_깨수깡
롯데칠성_깨수깡

롯데칠성의 '깨수깡'은 캐릭터 마케팅으로 브랜드 친근감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 '깨르방'과 '귤동이' 캐릭터를 통해 젊은 세대와의 정서적 교감을 도모하고, 숙취해소를 '세상 구하기' 미션으로 재해석한 위트 있는 브랜드 스토리텔링을 선보이고 있다. 을지로 플래그십 스토어 운영으로 Z세대 핫플레이스를 공략했으며, 압구정 지역 진출도 준비 중이다. 출시 6개월 만에 300만 캔 판매고를 달성했고, '깨수깡 환' 등 제품 라인업 확대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숙취해소제 시장이 단순한 기능성 소구를 넘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진화하고 있다.
Z세대의 변화된 음주·회식 문화에 발맞춘 마케팅 전략이 시장 성장을 견인하고 있으며, 제품 혁신과 브랜드 경험 강화를 통한 젊은 소비자와의 접점 확대 노력은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세대를 넘어 프리미엄 주류 소비 증가와 함께 '음주의 질'을 높이려는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숙취해소제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는 업계의 전망이다.


식품 업계 관계자는 "과거 숙취해소제가 '술 마신 다음 날을 위한 제품'이었다면, 이제는 '더 나은 음주 문화를 만드는 제품'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개성있고 스마트한 음주 문화와 맞물려 2025년까지 시장 규모가 4,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amosdy@fnnews.com 이대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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