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예비 전공의(레지던트)였던 20대 의사가 의사 커뮤니티에서 집단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20대 의사 "근무 시작하는 날부터 집단 괴롭힘" 호소
유명 대학병원의 소아과 예비 전공의였다는 A씨는 1일 인스티즈 등에 “의사 커뮤니티에서 벌어지는 집단 린치를 폭로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현재 서울 모 병원에서 일반의로 근무하고 있다는 그는 “특정 익명의 의사 커뮤니티에서 몇주간 지속적으로 실명을 포함한 신상정보 공개, 허위사실을 포함한 명예훼손, 협박, 각종 모욕과 욕설을 포함하는 극단적인 집단 린치를 당하고 있어 이를 폭로하고 도움을 구하고자 글을 쓰게 되었다”고 운을 뗐다.
의사로 추정되는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A씨가 특정 병원에서 일하는 사실을 지적하며 “한 자리라도 준대? 동료 등에 칼 꼽고 신나?”, “배신자 낙인 찍고 비인간적으로 매장시켜야 결국에 다같이 사는 길”, “이미 있던 윗년차 뒷통수 칼 꽂고 가는 건데 대단하다” 등의 글을 남겼다.
A씨는 “괴롭힘은 제가 근무를 시작한 11월 7일 당일부터 시작되었다”며 “그 이유는 ‘커뮤니티의 기준에 맞지 않는 근무지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것’ 단 하나”라고 했다.
이어 “올해 2월, 정부에서 ‘의과대학 정원 증원’과 ‘필수의료패키지’를 발표했고, 그 이후 대부분의 전공의들이 수련을 중단했다”며 “그렇지만 그만두지 않은 사람들도 많았고, 그 후로 커뮤니티에서는 수련을 지속하는 사람들에 대한 강한 비난 여론이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경제적 선택지 없어 병원 근무... 부역자 비난"... 고소장 제출
A씨는 “수련을 그만두지 않은 사람들에 대한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부역자’, ‘감귤’이라 부르며 박제하고 비난하는 일이 계속해서 일어났고, 반년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도 점점 심해졌다”며 “감귤은 처음에는 이 사태에도 수련병원에서 수련을 받는 수련의만을 지칭했으나, 나중에는 수련병원에서 일반의로 근무하는 촉탁의도 비난의 대상이 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저도 이 사실을 알고 있긴 했지만, 경제적으로 선택지가 없어져서 병원에서 근무를 시작했다”며 “매주 올라오는 글에는 제 이름이 박혀있고, 저를 비난하면서 욕설과 협박을 한다. 제 기준에서는 말도 안되는 비난임에도 그 글에 수백명이 추천을 누르고 저를 비난하고 욕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A씨는 “필요에 의해 직장을 구했고, 누군가한테 피해를 주려던 것도 아닌데 갑자기 수백명이 조롱하고 비난하는게 이해가 가질 않는다”며 “갑작스레 닥친 일이 여전히 믿기 어렵고, 비난과 허위사실의 정도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현재 그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고소장을 제출, 수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A씨는 “수사관님도, 변호사 사무실에서도 개인의 힘으로는 성공하기 힘들것이라는 답변을 들었다”며 “정당한 법적 처벌을 받길 원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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