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일 SNS 통해 가자지구 인질 석방 촉구
대통령 취임일 전까지 석방하지 않으면 "큰 대가 치를 것"
우크라 휴전 관련해서 강경파 특사 지명...우크라 영토 포기할 수도
과거 노벨평화상 후보로 자주 올랐던 트럼프, 중동-우크라 사태 해결이 기회
러시아 측에서는 시큰둥, 더 유리한 조건 원해
대통령 취임일 전까지 석방하지 않으면 "큰 대가 치를 것"
우크라 휴전 관련해서 강경파 특사 지명...우크라 영토 포기할 수도
과거 노벨평화상 후보로 자주 올랐던 트럼프, 중동-우크라 사태 해결이 기회
러시아 측에서는 시큰둥, 더 유리한 조건 원해
[파이낸셜뉴스] 내년 1월 취임을 앞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2기 정부에서 중동 및 우크라이나 분쟁을 마무리하기 위해 사전 준비를 시작했다. 그가 임기 중에 분쟁 종식에 성공할 경우 노벨평화상을 비롯한 국제적 명성을 기대할 수 있으나 러시아 등이 협조할 지는 의문이다.
트럼프, 중동·우크라 분쟁 종식 서둘러
트럼프는 2일(현지시간) 자신이 설립한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모두가 중동에서 폭력적이고 비인간적이며, 전 세계의 뜻에 반해 갇혀있는 인질들에 대해 이야기 하지만 말 뿐이며 행동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스라엘이나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는 대신 "내가 미국 대통령에 자랑스럽게 취임하는 2025년 1월 20일 이전까지 인질들이 석방되지 않는다면 중동 지역과 인류에 반(反)하는 만행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에게 큰 대가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인질 문제의 "책임자들은 오랜 미국의 역사상 어떤 사람보다 더 세게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한 뒤 "인질들을 즉각 석방하라"고 주장했다.
하마스는 지난해 10월 7일에 이스라엘을 공격해 약 1200명을 살해하고 251명의 인질을 납치했다. 하마스는 2일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과 전쟁 이후 33명의 인질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인질 숫자는 그동안 여러 차례 석방 및 사망 등으로 감소했으며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9월 보도에서 가자지구에 살아있는 인질이 64명이라고 추정했다. 미국 AP통신은 트럼프가 2일 발언에서 구체적인 행동 방안을 제시하지 않았다며 향후 이스라엘군의 작전에서 미군의 참여 여부 역시 불분명하다고 진단했다.
트럼프는 올해 대선 유세 과정에서 가자지구와 우크라 분쟁을 비난하며 결과와 상관없이 일단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0월 이스라엘 영자지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에 따르면 트럼프는 지난 7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나의 재집권 전까지 전쟁을 끝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트럼프는 지난달 27일 자신의 1기 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사무총장을 지냈던 키스 켈로그 예비역 육군 중장을 우크라·러시아 특사로 지명했다. 켈로그는 지난 4월 작성한 보고서에서 우크라와 러시아에게 평화 협상을 강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크라가 합의에 임하지 않을 경우 군사지원 중단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연기 등으로 압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켈로그는 보고서에서 휴전을 위해서라면 우크라가 영토를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노벨평화상 가까워질까?
트럼프가 2기 정부에서 중동과 우크라 문제를 해결한다면 평소 언급했던 노벨평화상 수상에 가까워질 수 있다. 앞서 일본 정부와 세계 각국의 우파 정치인들은 2018년부터 한반도 긴장 완화, 중동 외교 정상화 등 여러 이유로 트럼프를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했다. 지난달에는 우크라 집권당에서 트럼프를 후보로 추천했다.
트럼프 본인도 노벨평화상에 욕심을 보였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2019년 2월 보도에서 트럼프 1기 정부가 2018년 일본 정부에 비공식 경로로 트럼프의 노벨평화상 후보 추천을 부탁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10월 대선 유세에서 미국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2009년 노벨평화상 수상을 언급하며 “내 이름이 오바마였다면 노벨상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매체들은 지난달 26일 관계자들을 인용해 트럼프가 2기 정부 출범 이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직접 대화를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다만 중동과 우크라 문제가 트럼프의 기대대로 풀릴 지는 의문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러시아 미디어 재벌 콘스탄틴 말로페예프는 2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켈로그를 언급했다. 말로페예프는 "켈로그가 자신의 계획을 들고 러시아에 오면, 우리는 그 계획을 받은 다음 그 어떤 것도 마음에 들지 않으니 꺼지라고 말할 것"이라고 밝혔다. 말로페예프는 "트럼프가 분쟁을 끝내려면 미국의 첨단 장거리 무기 사용 결정을 뒤집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 대통령을 자리에서 물러나게 한 뒤에, 푸틴과 만나 최고 수준에서 세계 질서의 모든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신들은 지난달 관계자들을 인용해 푸틴이 우크라에서 점령한 4곳의 점령지를 러시아에 편입하고 우크라의 나토 가입을 금지하는 조건으로 휴전 협상을 논의할 의향이 있다고 전했다. 말로페예프는 인터뷰에서 "옛 소련의 군사 기계가 다시 가동되고 있고 러시아 전역에서 사람들은 전쟁 전보다 훨씬 더 잘 살고 있다"며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러시아 제재가 무용지물이라고 주장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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