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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째 소비자 물가 ‘1%대’...왜 여전히 비싸다 느낄까

최용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2.03 11:45

수정 2024.12.03 13:53


지난달 5일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방문객이 배추를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지난달 5일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방문객이 배추를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11월 소비자물가가 1년 전 보다 1.5% 올랐다. 지난 9월부터 세 달 연속 1%대를 유지하며 둔화하는 모양새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석유류 물가가 떨어지면서 전체 물가를 끌어내렸다. 다만,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 물가는 여전히 비싸다. 그 이유는 최근 물가 상승폭은 줄었지만 그동안 오른 물가 자체가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석유류 떨어지고 채소류 증가폭 줄어
3일 통계청 '2024년 11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4.40(2020년=100)로 전년 동월 대비 1.5% 상승했다. 올해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 3월 3.1%에서 4월 2.9%로 하락해 8월(2.0%)까지 2%대를 유지하다 9월(1.6%)부터 1%대로 진입했다. 10월에는 1.3%로 더 떨어졌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를 끌어내린 것은 공업제품 내 석유류다. 석유류는 전년 동월 대비 5.3% 하락했다. 경유, 휘발유는 각각 10.4%, 3.4% 떨어졌다. 공업제품은 1년 전 보다 0.6% 올랐다.

반면 가계에 부담을 주고 있는 농축수산물 내 채소류 가격은 더 올랐다.

농축수산물은 전년 동월 대비 1.0% 오르는데 그쳤지만 채소류는 10.4% 올랐다. 10월(15.6%) 보단 상승률이 떨어졌지만 귤(23.2%), 무(62.5%), 토마토(15.3%), 호박(42.9%), 김(35.0%) 등의 가격은 큰 폭으로 올랐다.

통계청 관계자는 “(채소류) 전년 동월 대비 10%가 낮은 수준은 아니다”면서도 “여름철 고온으로 채소가격이 많이 올랐다가 기상여건 양호 및 출하량 확대로 상승폭이 둔화됐다”고 말했다.

소비자물가지수에 기여도가 큰 서비스 물가는 비슷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서비스는 1년새 2.1% 올랐다. 이중 집세 0.05%, 공공서비스 0.9% 상승에 그쳤지만 개인서비스가 2.9%로 상대적으로 많이 올랐다.

기재부 관계자는 “개인 서비스 가격은 올해 1월 3.5%에서 둔화하는 흐름이다”고 말했다.

1%대 상승인데 왜 비싸요? “그간 많이 올라서”
그러나 소비자들은 여전히 물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인플레이션 누적’ 효과로 설명하고 있다.

1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4.4인데 이는 2020년 100을 기준으로 볼 때 14.4% 더 상승한 수치다. 소비자물가지수 연간 증감률을 보면 2020년에는 0.5% 수준을 기록했지만 2021년 2.5%, 2022년 5.1%, 지난해에는 3.6%에 달했다. 올해도 KDI, 한국은행은 2.3% 증가를 전망하고 있다. 최근 물가 상승폭이 둔화되고 있기는 하지만 최근 3년간 많이 오른 셈이다.

기재부는 오는 12월 소비자 물가 역시 2% 이내 안정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봤다.

기재부 관계자는 “인플레이션이 누적돼서 물가 수준이 높아진 상황이다. 2022년 7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6.3%씩 올랐다”며 “최근에는 그간 높아졌던 물가상승률이 둔화되는 모양새지만 체감하기에는 높다고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물가 둔화세는 석유류 안정 요인이 가장 크다. 또 농축산물 물가 역시 16개월만에 최저상승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한편 ‘밥상 물가’와 관련 있는 신선식품지수는 1년 새 0.4% 상승률을 기록했다.

신선어개는 0.4%, 신선채소는 10.4% 올랐지만 신선과일이 8.6% 하락해 상승률을 낮췄다. ‘체감 물가’와 관련 있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6% 상승, 둔화 흐름을 이어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 상승률은 1.9%를 기록했다.

통계청 제공
통계청 제공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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