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사무감사 방식 놓고 의회와 노조 간 입장차 뚜렷... 상호존중 문화 정착 난항
【파이낸셜뉴스 고양=노진균 기자】 경기 고양특례시의회와 고양시 공무원노동조합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행정사무감사 운영 방식을 두고 양측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상호존중 문화 정착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고양시 공무원노동조합은 이달 2일 성명을 통해 "시의회가 진행 중인 행정사무감사가 다음날 새벽 1시를 넘어가는 일이 반복되며 공무원 노동자들의 노동권과 인권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를 "명백한 인권유린이자 질 나쁜 갑질폭력"이라고 규정하며, 심야감사 중단을 촉구했다.
반면 고양특례시의회는 행정사무감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다른 입장을 보였다. 김미수 문화복지위원장은 3일 성명을 통해 "행정사무감사는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사무 전반에 대해 그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의회 활동과 예산심사를 위한 필요한 자료 및 정보를 획득하며 행정의 잘못된 부분을 적발, 시정 요구할 수 있게 하여 행정이 효율적으로 수행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측의 갈등은 노조가 제공한 간식 거부 사건을 계기로 더욱 격화되고 있다. 노조는 '공무원과 시의회 간 상호존중 문화 정착 캠페인'의 일환으로 간식을 준비했으나, 일부 상임위원장이 이를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행정의 잘못을 감사, 적발하고 시정요구를 해야 하는 행정사무감사에 오히려 간식을 수령하는 것이야말로 문제의 소지가 있다"며 "108만 고양시민의 대표기관으로서 집행부를 감시·통제하는 시의회의 직무유기"라고 반박했다.
고양특례시의회 또한 공식 입장문을 통해 "의회와 고양시공무원노동조합 간의 건설적인 협력과 소통을 강화하고자 한다"며 "더욱 투명한 소통 체계를 구축하고, 명확한 사실 전달을 통해 오해를 방지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노조는 일부 의원의 고소·고발 위협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했다. 노조는 "해당 시의원은 걸핏하면 고소고발을 언급하며 공무원 노동자를 겁박해 오더니 이제는 공무원노동조합 간부까지 고소하겠다고 큰소리치고 있다"며 공동대응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njk6246@fnnews.com 노진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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