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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시설관리공단 설립 제동… "예산 낭비" 구의회 반대

변옥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2.03 19:09

수정 2024.12.03 19:09

설립 심의 넘고 조례안 올렸지만
구의원 절반에 공무원들도 반대
"행정수요 부족 흑자 절대 안 나"
구청 "북항재개발 등 수요 늘 것"
부산 동구가 김진홍 구청장 공약사업으로 부산 동구시설관리공단 신설을 추진하는 가운데 구의회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동구 측은 북항 재개발 등에 따라 구청의 시설관리 역량 포화로 인해 공단이 필요하다는 입장인 반면 구의회는 아직 관내 4개 시설만 들어선 상황에서 공단 설치는 너무 이르다는 지적이다.

동구가 추진 중인 시설관리공단 신설 계획은 지난 8월 부산시 지방공기업 사전협의 2차 심의 최종 '적정' 평가를 받은 데 이어 9월 설립심의위원회를 통과했다. 현재 설립 절차는 막바지 진행 중으로, 설립 근거를 위한 구의회 조례안만 남은 상황이다.

3일 동구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구의회 회기에서 동구가 올린 '부산광역시 동구 시설관리공단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은 의회 내에서 찬반 의견이 나뉜 상태다.


조례안은 구에서 5억원을 출자해 공단을 내년 8월에 개소, 이사장 이하 2팀제 정원 21명 및 기간제 직원 129명을 운영한다는 계획을 담고 있다. 공단은 관내 공영주차장, 국민체육문예센터, 안창새뜰마을 공공임대주택 등을 관리할 예정이다.

그러나 반대 의사를 밝힌 구의원들은 예산난을 꼬집으며 흑자 운영이 힘든 점과 함께 별도 기관을 세울 만큼 행정수요가 많은지에 의문을 표했다. 반면 구는 북항재개발 관리사업 이관 등 앞으로 늘어날 행정수요를 감안하면 선제적으로 공단을 설립해야 한다는 점과 공공기관 일자리 창출 등의 긍정적 측면을 부각시키고 있다.

구의회 김미연 부의장(무소속)은 "현재 동구 예산 사정을 감안했을 때 시설관리공단이 말이나 되나. 아무리 구청장 공약이라 하더라도 아닌 것은 아니다"라며 "공단이 설립되면 들어가는 인건비와 관리비만 해도 엄청나며 혈세가 끝없이 들어가는 애물단지가 될 것이다. 남구의 사례에서도 봤듯 시설공단은 흑자가 나올 수 없는 구조"라고 주장했다.


동구 소속 공무원들 가운데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국공무원노조 부산 동구지부는 "시설공단은 흑자가 나올 수 없는 구조인데 어떻게 흑자가 난다는 건지 모르겠다" "재정자립도 16% 수준인 동구가 어떻게 공단을 짓나" "만일 시설공단이 세워지고 혹 적자가 되면 '흑자가 된다'고 주장한 사람이 꼭 책임지게 해야 한다" 등의 의견을 제시했다.


현재 구의원 7명 가운데 지금까지 찬성 의사를 밝힌 측은 3명, 반대 측은 4명인 것으로 확인돼 오는 5일 열리는 구의회 2차 본회의에서 해당 안건은 부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lich0929@fnnews.com 변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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