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 긴급담화로 45년만에 선포
"행정부 마비…반국가세력 척결"
여야, 본회의 열어 '무효' 가결
달러환율 16년만에 최고치 급등
"행정부 마비…반국가세력 척결"
여야, 본회의 열어 '무효' 가결
달러환율 16년만에 최고치 급등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전격적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했지만, 국회는 4일 오전 1시 본회의를 열어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다만 군은 대통령의 공식 계엄 해제까지는 계엄사를 유지키로 했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원·달러 환율은 약 16년만에 최고 수준까지 치솟고, 주가와 가상자산 가격이 급락하는 등 실물 경제 시장이 크게 출렁거렸다.
윤 대통령은 전날 밤 10시 25분께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긴급 담화를 통해 "저는 북한 공산세력 위협으로부터 자유대한민국을 수호하고 우리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약탈하는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계엄(戒嚴)은 국가비상사태로 판단될 경우 입법권·사법권·행정권을 모두 군이 행사하고,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이 제한될 수 있는 제도다. 비상계엄 선포는 1979년 10월 이후 45년 만으로, 1987년 민주화 이후 초유의 사태다.
윤 대통령은 "저는 대통령으로서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국민 여러분께 호소드린다"면서 거대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현 정부 출범 이후 22건의 정부 관료 탄핵소추 발의와 22대 국회 출범 이후에도 10명째 탄핵을 추진하는 것을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민주당의 입법 폭주를 정조준, "내란을 획책하는 명백한 반국가행위로 국민의 삶은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탄핵과 특검, 야당대표의 방탄으로 국정이 마비상태에 있다"고 비판했다.
이번 비상계엄령 선포 배경과 관련, 윤 대통령은 "망국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자유 대한민국을 재건하고 지켜낼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 저는 지금까지 패악질을 일삼은 망국의 원흉, 반국가세력을 반드시 척결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국회는 자정을 넘긴 4일 오전 1시께 본회의를 열어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가결시켰다. 본회의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은 재석 190명, 찬성 190명으로 가결됐다. 국민의힘 소속 친한동훈계 의원 18명과 야당 의원 172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투표 이후에도 국회의원들은 비상계엄 공식 해제를 기다리며 본회의장에서 대기 중이다.
계엄정국에 실물경제도 크게 요동쳤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이날 오전 한때 1446.50원까지 급등했다. 지난 2009년 3월 15일(1488.0원) 이후 15년 8개월여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편 비상계엄령 선포이후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등 금융수장들은 긴급회의를 갖고 시장불안 요인에 대응하기 위해 무제한 유동성 공급 등 모든 가능한 금융 외환시장 안정 수단을 총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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