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년 만의 비상계엄 선포부터 해제까지 혼란의 6시간
[파이낸셜뉴스] 기승전결이라는 사건의 전개도 없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10시 25분 갑작스럽게 비상계엄을 선포하면서 시작됐고 이튿날 새벽 4시 27분 해제를 선언하며 막을 내렸다. 약 6시간이 걸렸지만, 윤 대통령의 선포 후 국회가 새벽 1시께 '계엄 해제 요구안'을 의결하며 사실상 2시간 30분 만에 끝난 셈이다.
비상계엄 선포는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 사망 이후 45년 만이다.
3일 오후 10시 24분, 윤 대통령은 긴급 계엄령을 선포하며 "헌정질서를 짓밟고 헌법과 법에 의해 세워진 정당한 국가기관을 교란는 것으로서, 내란을 획책하는 명백한 반국가행위"라며 "지금 우리 국회는 범죄자 집단의 소굴이 됐고, 입법 독재를 통해 국가의 사법·행정 시스템을 마비시키고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전복을 기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북한 공산세력 위협으로부터 자유 대한민국을 수호하고 우리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약탈하고 있는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라고 했다.
3일 오후 11시 27분,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후 계엄사령관으로 임명된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은 '계엄사령부 포고령(제1호)'을 내고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4일 0시 27분, 계엄군은 국회로 집결해 국회 본청 진입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국회 사무처 직원과 정당 보좌진들이 이를 저지하면서 충돌이 일어났으며, 본회의장을 향하려는 국회의원들 일부는 국회 출입이 막히자 담을 넘었다.
본청 안에 있던 보좌진 및 관계자들은 계엄군의 진입을 막기 위해 나무 문짝, 대형 화분, 책상, 의자, 소파 등을 동원해 본청 1층과 2층 출입문을 봉쇄해 바리케이드를 쳤다. 계엄군은 2층 국민의힘 당 대표실로 연결된 창문을 깨고 강제 진입했고, 당직자들은 계엄군을 향해 소화기를 분사하면서 아수라장이 됐다.
0시 45분께 계엄군은 국회 본관 로텐더홀에 도착했지만, 본회의장 안까지 들어가진 못했다.
새벽 1시경, 국회에서는 계엄 해제 결의안을 가결 시키기 위한 본회의가 열렸다. 국회가 재적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계엄 해제를 요구할 경우 대통령은 이를 해제해야 한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윤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에 대한 해제 요구 결의안을 상정했다. 해당 안은 재석 190명 전원 찬성으로 가결됐으며 국회에 진입한 계엄군은 철수했다.
우 의장은 "계엄 해제 결의안 가결에 따라 계엄은 해제됐다"라며 "국회의 의결에 따라 윤석열 대통령은 즉시 비상계엄을 해제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후 약 6시간여 만인 새벽 4시 26분께 추가 담화를 발표하고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가 있어 계엄 사무에 투입된 군을 철수시켰다. 바로 국무회의를 통해 국회의 요구를 수용해 계엄을 해제할 것"이라고 했다.
오전 4시 30분, 정부는 윤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를 거쳐 비상계엄을 해제했다.
오전 4시 22분, 계엄 사무에 투입된 병력을 부대로 복귀시켰다.
오후 2시 40분, 민주당 등 야 6당은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기 위해서는 국회 재적 의원(300명) 과반수가 필요하고,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ggmu@fnnews.com 김지윤 최기원 정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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