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탄핵정국 여파로 국내 증시가 휘청이고 있는 가운데, 고액 자산가들이 금융지주 관련 종목과 2차전지주를 집중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이 증권사의 계좌 평균잔액이 10억원 이상인 고액자산가들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5일까지 KB금융을 가장 많이 사들였다. 2위는 우리금융지주로 43억원 규모 순매수세가 몰렸다. 신한지주(순매수 26억원)를 사들인 자산가도 많았다.
고액 자산가들은 KODEX200 선물인버스2X 상장지수펀드(ETF)를 4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 ETF는 코스피200선물지수를 두 배로 역추종한다. 당분간 증시 전반이 하락세를 탈 수 있다고 봤다는 얘기다.
지난 3일 밤 비상계엄 선포 이후 정국이 요동치면서 최근 4거래일 만에 코스피 113조원, 코스닥 31조원 등 시가총액이 144조원 넘게 증발했다. 특히 블랙먼데이 공포에 질린 개인들의 투매가 지수를 끌어내렸다.
이날 개미들은 코스피·코스닥 양대 증시에서 합산 1조원 넘는 매물을 던졌다. 시장별로 코스피 8897억원, 코스닥 3018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개인은 지난 6일에도 코스피 시장에서 5810억원어치를 팔았다.
한편, 외국인 투자자들이 SK하이닉스와 LG생활건강에 몰리면서 주가가 오른 종목도 있다.
이날 한국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인공지능(AI) 간판 기업’ SK하이닉스 주가가 전날보다 1.08% 올라 주당 16만8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가 이달 4일부터 9일까지 최근 4거래일간 5.6% 떨어지는 동안 SK하이닉스 주가는 2.4% 올랐다. 해당 기간 내내 기관투자자들은 SK하이닉스를 순매수했고, 외국인도 3거래일 순매수에 나선 결과다.
한동안 주가가 부진했던 LG생활건강도 외국인 매수세가 몰리면서 비상계엄 이후 주가가 1.1% 상승했다. 외국인은 최근 4거래일 중 3거래일간 해당 종목 순매수에 나섰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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