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야권에서 사죄를 요구하자 한덕수 국무총리 등 국무위원들이 기립해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끝내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11일 여야는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한 긴급 현안질문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한 총리를 비롯해 국무위원들이 대거 참석했고, 야당 의원들이 이들의 책임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이날 첫 질문자로 나선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 국무총리 등 국무위원들을 향해 계엄을 막지 못한 것을 반성해야 한다며 자리에서 일어나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서 의원은 한 총리에 대해 "총리라는 이름으로 윤석열을 감쌌다"며 "국민께 허리를 90도로 굽혀서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한 총리는 "필요하다면 그렇게 하겠다"며 허리를 숙였다.
이후 서 의원은 한 총리를 향해 '다른 국무위원들에게도 일어나 사과할 것을 제안하라'고 요청했고, 이에 한 총리가 자신이 국무위원을 대표해 사죄한 것으로 양해달라며 두 차례 더 고개를 숙였지만, 서 의원은 거듭 국무위원들이 일어나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유인촌 문화체육부 장관, 박성재 법무부 장관 등 국회에 출석한 대부분의 국무위원은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를 굽혀 사과했다.
서 의원이 재차 사과를 요구하자 인사 후에 착석했던 박성재 장관,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자리에서 다시 한번 일어났으며, 한 총리는 네 번째로 고개를 숙였다.
최 부총리, 이주호 장관,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사과 이후에도 우원식 국회의장이 앉으라고 하기 전까지 착석하지 않고 서 있었지만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끝까지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고 자리에 앉아 있었다.
한편 한 총리는 지난 3일 대통령실 도착한 직후인 8시40분께 계엄 선포 계획을 인지했으며, 윤 대통령에게 반대 입장을 표명한 뒤 이를 저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9시께 국무회의를 소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날 국무회의에 참석한 본인을 포함한 국무위원 전원이 계엄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한 총리는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고, 국무위원들을 소집해서 국무회의를 명분으로 대통령의 (계엄 강행) 의지를 (접도록) 설득하기 위해서 노력했다"고 말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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