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팔레스타인의 무장정파 하마스가 휴전이 성사될 경우 이스라엘군의 일부 가자지구 주둔을 일시 수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알려져 인질 석방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하마스가 이스라엘이 휴전 조건으로 제안한 중재안 2개를 수용할 것이며 휴전되면 석방할 이스라엘인 인질들의 명단을 중재국을 통해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하마스가 인질 명단을 공개하는 것은 지난해 10월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면서 전쟁이 확대된 이후 처음이다.
중재에 나선 이집트와 미국은 지난달 레바논에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전투를 중단하기로 합의한데 힘입어 가자전쟁 중단을 위한 제안을 마련했다.
제안에는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60일간 휴전에 들어가고 미국 국적자를 포함해 현재 하마스가 억류하고 있는 인질을 최대 30명을 석방하도록 하고 있다. 또 이에 상응해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을 일부 석방하고 가자지구로 구호품의 반입을 확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저널은 하마스 대표들에 이어 이스라엘의 협상단이 이집트 수도 카이로를 방문했으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제이크 설리번도 협상 타결을 위해 이스라엘과 이집트, 카타르를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협상을 자주 결렬시키고 이스라엘의 요구를 거부했던 하마스가 최근 수주동안 일부 문제를 놓고 유연한 모습을 보이면서 가자지구와 이집트 국경 사이의 통로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는 이스라엘군의 일시적인 주둔을 수용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 같은 하마스의 변화는 이스라엘이 레바논내 친이란 무장세력 헤즈볼라와 휴전에 합의한 후 보이고 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로부터 완전히 철수하고 휴전이 아닌 종전을 요구해왔던 수장 야히야 신와르가 지난 10월 이스라엘군에 의해 제거되면서 후계자가 정해지지 않고 조직이 약해진 상태다.
아랍의 중재국 관계자들은 휴전이 합의되면 바로 인질들이 석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전처럼 하마스가 합의를 앞두고 거부할 가능성 또한 아직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0월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 남부를 기습 공격해 이스라엘인 1200명이 사망하고 250명이 인질로 붙잡혀가면서 전쟁이 촉발됐다.
공습을 포함한 이스라엘군의 대대적인 반격으로 가자지구에서 약 4만4000명이 사망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현재 대부분이 이스라엘인인 인질 96명이 가자지구에 억류된 상태라고 밝히고 있다. 여기에는 이중 국적자들이 포함돼있으며 최소 30명은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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