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정치

“韓 계엄과 탄핵 사태는 견제와 균형 중요성 일깨워줘”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2.15 03:46

수정 2024.12.15 03:46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에서 시민들이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에서 시민들이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한국 대통령은 탄핵 표결 뒤에도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4일(현지시간)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안 국회 표결 서울발 기사 제목을 이렇게 달았다.

FT는 윤 대통령이 탄핵안 통과 뒤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면서 분석가들은 탄핵안 통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정치적 혼란이 끝날 것 같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국민들의 압도적인 탄핵 찬성 여론에도 불구하고 지금 잠시 멈추는 것이라고 말해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안이 기각될 것이라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의 아시아 담당 부국장 사이먼 헨더슨은 윤 대통령 탄핵은 “한국 군사독재의 어두운 역사를 환기시킨다”면서 “민주주의 국가 한국에 비상계엄이 얼마나 가까이 있는지를 상기시킨다”고 말했다.
권력자가 마음만 먹으면 비상계엄 카드를 얼마든지 동원할 수 있다는 것이다.

헨더슨은 그러나 비상계엄은 좌절됐다면서 “한국 시민들과 국회 의원들이 들고일어나 자신들의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 싸웠다”고 강조했다.

그는 “탄핵안 통과는 권력 남용을 막고, 법치를 유지하는 데 견제와 균형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윤 대통령 탄핵안 통과 소식을 자세히 전하고 헌재에서 대통령 파면이 결정돼 조기 대선이 치러지면 야당인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차기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WSJ은 이 대표 지지율은 최근 여론 조사에서 52%에 이른 반면 보수당 대권 주자 가운데 최고 지지율은 10%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또 국정 논란으로 탄핵된 박근혜와 달리 윤 대통령 탄핵은 법적으로 더 단순 명료할 것으로 WSJ은 예상했다. 특히 일부 헌법재판관이 내년 4월 임기가 끝나기 때문에 헌재 결정이 예상보다 이른 3월 중순에 나올 수 있다는 연세대 법학대학원 이종수 교수의 전망도 전했다.

WSJ은 이어 이 대표가 대통령이 되면 한국 외교 정책에는 다른 향이 가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대표는 북한과 접촉을 확대하는 한편 미국에 대해서는 제 목소리를 좀 더 내고, 중국과는 균형 외교로 나아가며 일본에는 좀 더 강경해질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이 대표가 현재 5건의 재판을 받고 있고, 유죄가 나올 경우 공직 선거 출마가 최대 10년 금지되는 점이 걸림돌이라고 WSJ은 전했다.

한편 WSJ은 윤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시위대가 국회에서 탄핵안이 가결된 뒤 처음 튼 노래가 2007년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Into the New World)’라고 소개했다.


WSJ은 다시 만난 세계에 나오는 “이 세상 속에서 반복되는 슬픔 이젠 안녕”이라는 가사 내용 일부도 소개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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