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통령은 탄핵 표결 뒤에도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4일(현지시간)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안 국회 표결 서울발 기사 제목을 이렇게 달았다.
FT는 윤 대통령이 탄핵안 통과 뒤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면서 분석가들은 탄핵안 통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정치적 혼란이 끝날 것 같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국민들의 압도적인 탄핵 찬성 여론에도 불구하고 지금 잠시 멈추는 것이라고 말해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안이 기각될 것이라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의 아시아 담당 부국장 사이먼 헨더슨은 윤 대통령 탄핵은 “한국 군사독재의 어두운 역사를 환기시킨다”면서 “민주주의 국가 한국에 비상계엄이 얼마나 가까이 있는지를 상기시킨다”고 말했다. 권력자가 마음만 먹으면 비상계엄 카드를 얼마든지 동원할 수 있다는 것이다.
헨더슨은 그러나 비상계엄은 좌절됐다면서 “한국 시민들과 국회 의원들이 들고일어나 자신들의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 싸웠다”고 강조했다.
그는 “탄핵안 통과는 권력 남용을 막고, 법치를 유지하는 데 견제와 균형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윤 대통령 탄핵안 통과 소식을 자세히 전하고 헌재에서 대통령 파면이 결정돼 조기 대선이 치러지면 야당인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차기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WSJ은 이 대표 지지율은 최근 여론 조사에서 52%에 이른 반면 보수당 대권 주자 가운데 최고 지지율은 10%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또 국정 논란으로 탄핵된 박근혜와 달리 윤 대통령 탄핵은 법적으로 더 단순 명료할 것으로 WSJ은 예상했다. 특히 일부 헌법재판관이 내년 4월 임기가 끝나기 때문에 헌재 결정이 예상보다 이른 3월 중순에 나올 수 있다는 연세대 법학대학원 이종수 교수의 전망도 전했다.
WSJ은 이어 이 대표가 대통령이 되면 한국 외교 정책에는 다른 향이 가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대표는 북한과 접촉을 확대하는 한편 미국에 대해서는 제 목소리를 좀 더 내고, 중국과는 균형 외교로 나아가며 일본에는 좀 더 강경해질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이 대표가 현재 5건의 재판을 받고 있고, 유죄가 나올 경우 공직 선거 출마가 최대 10년 금지되는 점이 걸림돌이라고 WSJ은 전했다.
한편 WSJ은 윤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시위대가 국회에서 탄핵안이 가결된 뒤 처음 튼 노래가 2007년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Into the New World)’라고 소개했다.
WSJ은 다시 만난 세계에 나오는 “이 세상 속에서 반복되는 슬픔 이젠 안녕”이라는 가사 내용 일부도 소개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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