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동부 지역에 때아닌 비행체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미국에서 인구 밀집도가 가장 높은 주인 뉴저지 주, 워싱턴DC 외곽인 버지니아와 메릴랜드 주에서 해가 진 뒤 괴비행체들이 하늘에 무리를 지어 나타나는 현상이 자주 목격되고 있다.
주민들의 불안이 높은 가운데 미 연방당국은 14일(현지시간) 이 괴비행체 대부분이 인근 공항 항공기들이라고 발표했지만 주민들과 각 주정부는 이를 믿지 않는 분위기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뉴저지 주 각 당국에는 지난달부터 밤 하늘을 드론들이 뒤덮고 있다는 신고들이 줄을 잇고 있다. 때로는 무리를 지어 움직이기도 하는 이 드론들은 특별한 목표가 있는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미 연방수사국(FBI), 국토안보부, 연방항공청(FAA), 백악관, 그리고 국방부가 14일 합동 브리핑에서 대규모, 또는 악의적인 드론 활동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드론 목격담 상당수가 항공기 같은 유인 비행물체였다고 일축했다.
국토안보부 관계자는 “공공 안전에 위협이 되고 있다는 어떤 증거도 현재로서는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FBI도 약 5000건의 정보보고가 있었지만 추가 수사를 해 볼 필요가 있겠다는 결론이 난 정보는 100건에도 못 미친다고 밝혔다.
한 FBI 관계자는 드론 목격담이 주로 나오는 곳은 뉴욕 라과르디아 공항, JFK 공항, 뉴저지 주의 뉴어크 리버티 국제공항 등 매우 번잡한 공항으로 항공기들이 공항에 접근하는 경로와 일치했다고 설명했다.
FBI는 현재 지역 당국과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주 정부 관계자들은 연방정부의 대응이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글렌 영킨 버지니아 주지사는 연방 당국이 주 정부에서 정보를 끊임없이 가져가지만 주 당국과 충분히 정보를 공유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뉴저지 주 도버 시장인 제임스 도드도 당국의 대응이 불안을 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드 시장은 “8000km 밖의 물체는 미사일로 격추할 수 있는데 이 드론들이 어디서 온 것인지 모른다는 것이 말이 되냐?”고 반문했다.
도버는 미 병기창인 피카티니 아스널 인근이다.
당국이 안보를 위협하는 드론이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불안은 좀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메릴랜드 주지사를 지낸 래리 호건도 12일 밤 집 위에 대형 드론 수십기가 약 45분을 떠 있었다는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호건 전 주지사는 관련 동영상도 함께 올렸다.
자체 조사에 나서는 주 정부도 있다.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는 13일 뉴욕 주가 연방 당국과 공조해 드론 목격담들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도 이 논쟁에 가세했다.
트럼프 당선자는 13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면서 이 비행물체들을 격추하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