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건설업계 상위 100대 기업과 그 외 건설사 간 매출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전체 건설업 매출에서 100대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건설업계는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유동성 위기 및 원자재 가격 상승에 영세 건설사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고 봤다.
17일 통계청 ‘2023년 건설업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업계 전체 매출은 506조7000억원으로 전년대비 9.9% 증가했다. 토건업종 시공능력평가액 순위 기준 상위 100대 건설사 매출은 203조4000억원으로 전년대비 23.7% 증가했다. 반면 그 외 건설사 매출은 303조4000억원으로 전년대비 2.3% 증가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건설업체 전체 기업 수가 8만7891개인 만큼 그 외 기업은 8만7791개에 달하는 셈이다.
특히 상위 100대 건설사 매출은 전체에서 40.1%를 차지했다. 이는 2022년(35.7%) 대비 증가한 수치다. 그 외 건설사는 전체에서 59.9%로 2022년(64.3%) 대비 축소됐다. 100대 건설사 매출은 국내 및 해외 각각 전년대비 21.4%, 34.9% 증가했다. 반면 그 외 건설사는 각각 2.3%, 1.6% 늘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2021년, 2022년 건설계약액 증가로 지난해 건설업계 전체 매출이 증가했다”면서도 “상대적으로 100대 기업 매출이 더 늘었다”고 말했다.
건설업계는 양극화가 심화된 이유로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유동성 위기를 꼽았다. 고물가·고금리 상황에서 시행사들이 대출을 받아 시작한 건설사업이 대출만기가 도래했지만 금융권에서 대출연장을 해주지 않으면서 시공사(건설사)들도 자금 위기를 겪은 것이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시행사들이 시공사에게 공사비를 주지 못하면서 건설사도 어려워졌다”며 “건설사 자체적으로 대출을 받으려고 해도 은행권에서 자금 조달이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건설사들은 여러 현장을 동시에 시공하면서 받은 건설대금으로 자금 조달을 하는데 건설경기 위축으로 일거리 자체도 많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대형건설사는 기존 수주한 서울 재개발, 재건축 정비사업 공사를 진행하면서 매출이 나온다. 반면 중견이하 건설사들이 수주한 지방 아파트, 빌라 등은 공사가 중단되기도 하고 물량 자체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중소 건설사 관계자는 “아파트 경기가 좋지 않을 땐 플랜트 및 교량, 철도 등 토목 시공이 가능한 대형건설사는 버틸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종합건설업 매출은 전년대비 아파트 등 건물건설업 경우 9.7% 증가했고 토목건설업은 29.2%로 더 늘었다.
건설비용이 커진 점도 영세 건설업체에 악영향이다. 지난해 건설비용은 490조5000억원으로 전년대비 11.5% 증가했다. 이는 2022년(12.5%)을 제외하면 2008년(66.9%) 이래 최대 증가폭이다. 지난해 종합건설업은 318조5000억원으로 14.4% 증가했다. 전문직별 공사업은 172조원으로 6.5% 늘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물가 상승 및 건설인력 인건비가 매해 늘어나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건설비용에 자재비, 인건비 등이 포함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건설업체(종합·전문) 수는 8만7891개로 전년대비 0.7% 증가했다. 2014년(0.4%) 이후 최소 증가폭이다. 이중 종합건설업체는 전년대비 4.6% 늘었지만 전문건설업체는 0.1% 줄었다. 건설산업혁신방환 일환으로 올해 폐지된 전문건설업 중 시설물유지관리 업체가 업종을 바꾼 영향이 컸다. 종합건설업체는 공사를 도급 받아 시공관리, 공정계획을 진행한다. 전문건설업체는 주로 하도급 받아 지반조성, 상하수도, 전기 등 공정별 전문 공사를 한다.
|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