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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가본 길 가자" 200만 홀린 '무사고 환급' 탄생시켰다 [혁신하는 대한민국 사람들]

김예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2.17 18:07

수정 2024.12.17 18:07

(22) 카카오페이손해보험 해외여행보험팀
규제 많은 보험 산업서 차별화 승부
보험금 1분내로 지급 '업계 최초'
장기 체류땐 가입기간 1년으로 확대
무사 귀국땐 보험료 돌려주는 역발상
혁신 상품에 가입자 250만 돌파 앞둬
필요한 담보 골라담는 DIY 기능 눈길
어려운 용어보다 친숙한 단어로 풀이
고객에 집중하니 입소문은 시간 문제
친구와 보험료 정산 등 혁신 계속될 것
카카오페이손해보험 해외여행보험을 기획하고 개발한 카카오페이손보 해외여행보험팀 팀원들이 17일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페이 본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카카오페이손보 해외여행보험팀 이선영 매니저(상품 개발), 박조은 매니저(디자이너), 우지현 매니저(상품 운영), 안민서 매니저(서비스 기획), 강형준 리더(PO), 정단미 매니저(상품 운영). 카카오페이손해보험 제공
카카오페이손해보험 해외여행보험을 기획하고 개발한 카카오페이손보 해외여행보험팀 팀원들이 17일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페이 본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카카오페이손보 해외여행보험팀 이선영 매니저(상품 개발), 박조은 매니저(디자이너), 우지현 매니저(상품 운영), 안민서 매니저(서비스 기획), 강형준 리더(PO), 정단미 매니저(상품 운영). 카카오페이손해보험 제공
"안 가본 길 가자" 200만 홀린 '무사고 환급' 탄생시켰다 [혁신하는 대한민국 사람들]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의 해외여행보험은 '안 되는 이유를 가급적 생각하지 말자'는 방향성에서 출발했다. 규제가 많은 보험 산업에서 안 되는 이유를 먼저 고민하다 보면 차별화된 상품을 만들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보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는 것도 목표에 담아 여행의 출발부터 도착까지 모든 과정에서 고객을 직접 찾아가 안내하는 취지의 서비스를 개발했다."

카카오페이손해보험 해외여행보험팀이 말하는 해외여행보험의 출시 배경 및 흥행 요인이다.

카카오페이손보 해외여행보험은 지난해 6월 출시된 이후 올해 4월 가입자 100만명을 초고속으로 돌파했다.
7월에는 150만명, 10월에는 200만명의 가입자를 모았고, 지금은 250만 가입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지금까지 보험업계에서 보기 힘든 가파른 성장 속도다.

무엇보다 카카오페이손보가 '항공기 지연 알림 서비스' '무사고 환급 서비스' 등 보험사 입장에서는 손해로 여겨질 수 있는 서비스를 업계 최초로 도입한 덕분으로 풀이된다.

카카오페이손보는 고객이 사고를 알리면서 보험금을 청구하기 전에 알림톡을 통해 항공기 지연 사실과 보험금 청구 가능 여부를 안내했다. 무사 귀국을 축하하는 의미로 보험료를 돌려주면서 '사고가 없었으니 다음에는 보험에 가입하지 말아야겠다'는 고객들의 인식을 바꿔놓았다. 특히 '무사고 환급 서비스'의 경우 다른 디지털 손보사들도 벤치마킹할 정도였다.

카카오페이손보 해외여행보험팀이 상품을 개발할 때 가장 중시하는 요소는 '고객'이다. 이들은 보험금 청구부터 지급까지 통상 3일을 기다려야 했던 고객들의 기다림을 최소화하고자 3만원 이내의 소액청구 건에 한해 최대 1분 안에 보험금을 지급하는 '즉시 지급 서비스'를 보험사 최초로 개발했다.

일상에서 쓰지 않던 보험용어를 고객친화적인 용어로 바꿔서 안내하고, 장기체류 고객을 위해 보험 가입기간을 12개월(365일)까지 늘리기도 했다. 이에 1년 동안 최대 28차례 카카오페이손보 해외여행보험에 재가입한 사례가 있을 만큼 고객의 충성도가 높다.

'보험금 청구는 고객으로부터 시작된다'는 보험업계 관행을 깬 카카오페이손보 해외여행보험팀은 향후 유학·워킹홀리데이·주재원 등 장기체류 고객을 위한 맞춤형 담보 및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질적 성장을 기반으로 외형 성장을 실현한다는 목표다. 카카오페이손보 해외여행보험을 탄생시킨 카카오페이손보 레저2스쿼드 강형준 리더(PO·프로젝트 오너), 이선영 매니저(상품 개발), 안민서 매니저(서비스 기획)에게 성공비결을 들어봤다.

―빠르게 시장을 점유했다. 인기 요인은.

▲레저2스쿼드 강형준 리더=보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고, 보험의 스토리를 만들고 싶어 고객 관점에서 많이 고민했다. 24명 정도의 고객을 각 연령, 결혼 유무 등으로 나눠 그룹별로 2시간 이상 인터뷰했다. 이 과정에서 '보험이 어렵고 복잡하다'고 느끼는 고객이 많았는데, 이를 뒤집어 '보험을 쉽고 간편하게 만들자'고 결정했다. 사고가 없었던 고객 위주로 '보험이 불필요하다'는 인식도 많아 '보험을 합리적이고 유용하게 만들어보자'고 생각하게 됐고, '보험 상품이 대부분 비슷하다'는 불만을 반영해 '새로운 보험을 만들어보자'는 관점에서 접근했다. 이후 데모 서비스를 출시해 12명가량의 고객을 대상으로 사용성 테스트를 진행, 상품이 △간편함 △유용함 △새로움 등 3가지 지향점에 부합하는지 검증하는 과정을 거쳤다.

―카카오페이손보 해외여행보험은 어떻게 탄생했나. 상품 준비 과정에서 어려움은.

▲이선영 매니저=아직은 고객이 보험을 직접 알아보기보다 설계사들이 제안해서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카카오페이손보는 디지털 보험사이고, 설계사 조직이 없기 때문에 고객이 직접 알아볼 만한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마침 엔데믹으로 해외여행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시기였고, 고객이 해외여행보험을 직접 알아보고 가입하는 경우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 상품 개발을 시작했다. 보험업은 규제가 굉장히 많은 산업이라 규제만 생각하다 보면 혁신에서 멀어지게 되고, 반대로 혁신만 생각하다 보면 관련 법령을 위반하게 될 가능성이 있어 힘들기도 했다. 하지만 그 사이에서 균형을 잘 지키며 고객에게 유용하고 합리적인 상품을 만들려고 고민하는 편이다.

―해외여행보험 차별화 포인트는.

▲안민서 매니저=상품 자체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만든 서비스이다 보니 매우 쉽고 간편하게 돼 있다. 기존에는 동반 가입을 하려면 동행자의 주민등록번호나 이름, 개인정보를 다 알아야 가입이 가능했는데 카카오페이손보 상품은 카카오톡으로 가입 동의만 보내면 빠르게 가입이 가능하다. 고객이 스스로 필요한 담보만 최소한으로 고르는 'DIY 기능'도 카카오페이손보 해외여행보험의 특징인데, 고객이 정확히 어떤 상황에서 해당 보장을 선택해야 하는지 최대한 잘 이해할 수 있도록 고객 친화적 언어를 선택했다. '피보험자'라는 단어를 '함께 여행 가는 분' 등으로 표현하거나 '상해 사망 후유장애'를 '큰 사고로 장애가 발생하거나 긴급 이송이 필요할 때' 등으로 표현하는 식이다.

―가입 기간이 12개월로 확대됐다. 획기적인 변화인데 그 이유는.

▲강 리더=기존 보험사들은 3개월까지 가입 가능한 해외여행보험을 팔고 있었는데, 카카오페이손보는 처음에 1개월까지만 가입 가능한 상품을 만들었다. 어떻게 보면 타사 대비 가입 기간이 더 한정된 상품이었는데, 1개월 이내에 단기 여행을 하는 고객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취지였다. 이렇게 1년 정도 운영하면서 실제로 고객이 많이 찾게 되고, 서비스가 안정화되면서 가입기간을 확대해도 되겠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안 매니저=상품 출시 후 장기로 해외에 나가는 고객의 요청이 많았다. 특히 워킹홀리데이나 유학, 장기 여행을 갈 때 1개월보다 더 길게 가입하고 싶다는 문의가 많았고 기간을 확대한 상품을 출시하면 좋겠다는 의견이 취합되면서 해외 장기 체류 상품을 출시하게 됐다.

―상품 출시 후 뿌듯했던 순간은.

▲안 매니저=오픈 채팅이나 동호회 대화방에서 제가 카카오페이손보 직원이라는 걸 모르고 여행 갈 때 들어야 할 보험으로 우리 상품을 추천해 주는 경우가 있었는데, 정말 뿌듯했다.

▲강 리더=여행사나 항공사, 공항공사 등 여행 관련 타 업종과도 제휴나 미팅을 많이 진행하는 편이다. 이때 우리보다 더 여행 전문가라는 생각이 드는 담당자들이 "카카오페이손해보험 상품에 가입했다"며 가입 이유를 말해주거나 "기존에는 고객 친화적이거나 혁신적이라고 생각하는 보험이 없었는데 가입 과정이 너무 간편해서 좋았다"는 등의 피드백을 준다. 고객이 인정해 주는 것을 넘어 다른 부분에서 기분 좋은 포인트였다.

▲이 매니저=보험업계 종사자들과 회의하거나 모임을 할 때 "이 상품 진짜 잘 만든 것 같다"는 의견을 주실 때 가장 뿌듯했고, 해외여행보험으로 1등을 했을 때 가장 기분 좋았다.

―향후 만들고 싶은 상품이나 목표는.

▲강 리더=기존 시장이나 보험사에서 판매하지 않았던 것들을 판매함으로써 질적 성장을 계속 고려하고, 그 과정에서 고객의 선택을 받아 외형적인 성장을 같이 이루고 싶다. 우리가 외형적으로 좀 더 성장하면 해외여행보험 측면에서 다른 보험사들을 움직인 것처럼 고객에게 더 좋은 서비스가 보험 산업 전체에서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관점에서 계속 잃고 싶지 않은 첫 번째 목표는 고객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계속 만드는 것이다.

▲이 매니저=해외로 출국하는 고객들의 여행 목적을 좀 더 뾰족하게 타기팅한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유학이나 워킹홀리데이처럼 해외에서 장기간 체류하는 고객의 위험을 보장할 수 있는 상품도 추가로 구상 중이다.

▲안 매니저=아이데이션 과정에서 고객이 현지에 갔을 때 택시를 바로 탈 수 있게 하거나, 여행국가별 맞춤 정보·친구들과의 보험료 정산 기능을 제공하는 등 여러 아이디어들이 나왔었다.
이 아이디어들은 적절한 시기에 선보이려고 간직하는 중이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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