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니가 깊은 경기침체 수렁에서 벗어났다.
아르헨티나 통계청은 16일(현지시간) 3분기 국내총생산(GDP) 이 전분기 대비 3.9%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농업과 광업 부문이 경가 확장세를 주도했고, 소비 지출 역시 강하게 반등했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그러나 제조업과 건설 부문은 급격한 생산량 감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극단적인 자유주의자로 정부 기능에 뿌리 깊은 불신을 갖고 있는 경제학자 출신 대통령 하비에르 밀레이의 비정통적인 실험적 정책들이 성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
중남미 3위 규모이지만 심각한 경기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했던 아르헨티나에 고통스러운 대대적 개혁 바람을 몰고 왔던 밀레이가 경제를 성장세로 돌려놓는데 성공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취임 1년 동안 만성적인 초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잡고 오랜 침체로 만신창이가 된 아르헨티나 경제를 대대적으로 뜯어고치는 데 집중해다.
그가 정부 재정 지출을 대거 삭감하고 인플레이션을 잡기 시작하면서 정부 재정적자도 일부 완화됐다.
그러나 큰 대가를 치러야 했다.
가뜩이나 높은 실업률이 더 치솟았고, 빈곤율을 더 끌어올려 극심한 빈부 격차가 확대됐다.
밀레이는 그렇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를 만난 몇 안 되는 세계 정상에 이름을 올리며 미국에서 그 성과를 인정받았다.
밀레이는 미국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에서 트럼프 당선자, 또 차기 행정부 정부효율부(DOGE)를 이끌 쌍두마차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비벡 라마스와미도 만나 이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다.
CNN비즈니스는 17일 이들이 당시 밀레이의 과감한 재정지출 감축을 미국에서 재연하겠다는 점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밀레이의 경제 성과는 시장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아르헨티나 상위 20여 기업으로 구성된 메르발지수는 16일 7% 넘게 급등했다. 이 지수는 올해 전체로는 174% 폭등했다.
아르헨티나 최대 채권자인 국제통화기금(IMF)도 밀레이가 “기대보다 나은 성과”를 냈다고 평가했다.
IMF는 지난해 1.6% 마이너스 성장했던 아르헨티나 경제가 올해 3.5% 더 쪼그라들겠지만 내년에는 5% 성장세로 돌아설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은 꺾이고 있다.
밀레이 취임 당시인 지난해 12월 211%까지 치솟았던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기는 하지만 11월 166%로 떨어졌다. 전월비 상승률은 2.4%로 4년 만에 가장 낮았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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