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로 직무가 정지되면서 대통령실의 역할이 일부 제한되고 있다. 고위당정협의에 불참하는 건 물론, 매주 월요일 이뤄졌던 대통령 수석비서관회의(대수비)도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주재할 계획이 없어 중단된다.
18일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오는 20일 고위당정협의부터 참여하지 않을 예정이고 대수비도 중단된 채 정 실장 주도 티타임만 이뤄진다.
한 권한대행 체제 전환 이후 대통령실은 정진석 비서실장과 각 수석비서관들이 차례로 현안보고에 나섰고, 전날 국무회의에는 성태윤 정책실장을 비롯한 정책라인과 홍철호 정무수석이 배석했다.
언뜻 대통령실이 여전히 전과 같이 기능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당정협의나 대수비와 같은 중요한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자리는 배제된 것이다. 다만 한 대행의 별도 지시를 받아 역할을 수행한다는 방침이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한 대행이 대수비를 주재하지 않고 비서실장 주도로 티타임을 하는 데 그칠 예정”이라며 “대통령실은 한 대행 보좌로 기능이 바뀐 만큼, 한 대행이 필요한 것을 주문할 때만 움직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원내관계자도 통화에서 “고위당정협의나 당정협의는 (각기) 담당 장관, 차관과 논의해야 하는 것”이라며 “대통령실은 한 대행을 보좌하는 것이니 정부에서 필요하면 오라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대통령실은 의사결정의 주체에서 밀려난 터라 언론 접촉도 최소화하고 있다. 일부만 제한된 입장을 전하고 있고, 정책라인은 아예 함구하고 있는 상태이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최근 대통령실의 업무보고는 상견례 차원이고, 앞으로 한 대행이 필요하면 소통하는 것”이라며 “총리실 업무보고와 같은 것이라 특별히 무게를 둘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8년 전 박근혜 대통령 탄핵정국 때에도 대통령실은 고위당정협의에 불참했다. 황교안 당시 권한대행은 2017년 1월 16일 여당 지도부 만찬회동에선 정무수석을 대동했지만, 2월 14일 첫 고위당정회의에선 청와대 참모진이 빠졌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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