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다 양보할 수 있다"며 동참 요청
權 "정치공세적 탄핵소추 철회하라"
權 "정치공세적 탄핵소추 철회하라"
이 대표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대화하지 못할 주제가 없고, 협의 못할 의제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필요한 부분까지는 저희가 다 양보할 수 있다"고 했다. 국정 주도권을 야당이 가지려 한다는 세간의 의심을 의식한 말로 보인다.
사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 직후 더불어민주당이 국정협의체 구성을 제의하자 주도권이라는 말이 떠오를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민주당은 정부와 여당의 국정 추진에 매우 비협조적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사사건건 정책의 발목을 잡고 중요한 경제법안들의 통과를 지연시키지 않았는가.
그러다 정국이 급변하자 갑자기 민주당이 기다렸다는 듯 국정을 협의하자고 나오는 것이 국민의힘으로서는 야속하고 서운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국민의힘도 감정에만 치우쳐서 민주당에 날을 세울 때는 아니라고 본다. 대통령 부재 상황에서 자칫 위기와 혼돈에 빠질 수 있는 국정 운영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초당적 협치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비상계엄과 뒤이은 탄핵소추 파동은 그러잖아도 어려운 경제상황에 엎친 데 덮친 격의 고통을 주고 있다. 활기를 띠어야 할 연말 경기도 썰렁하기 이를 데 없고, 중소기업인들의 경영난도 가중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각국은 사전 외교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대통령이 없는 우리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멀리서 바라보고만 있다.
한시라도 빨리 여당은 야당이 제안한 국정협의체에 참여해 경제와 외교, 안보 등 중대한 국정 현안들에 대한 대책을 함께 세워야 한다. 그것이 국정공백 상태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계엄 이전의 정상적인 상태로 되돌리는 길이다. 두 사람은 정쟁을 일시적으로나마 중단하자고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잘한 일이고, 당연한 것이다. 여야가 싸움을 중단하지 않는다면 어지러운 국정을 더욱 어지럽힐 것이다.
그러나 여야의 다툼이 쉽사리 그칠 것 같지는 않다. 권 대행은 탄핵소추를 철회해 달라고 요구했는데 야당이 수용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야당에서는 특검법을 거부하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을 탄핵할 것이라고 공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이래서야 여야가 한마음 한뜻으로 손을 맞잡기 어렵지 않겠나. 서로 상대방 요구를 받아들여 야당은 탄핵소추를 철회하고, 여당은 특검법을 통과시키는 타협책도 고려해 봐야 한다.
권 대행은 대통령중심제를 바꾸는 개헌 문제도 언급했다. 논란이 많지만 민주당에서도 제기한 것이고, 차제에 개헌만을 놓고 여야가 별도로 진지한 논의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권 대행은 협의체 참여에 대해서는 의총에서 논의해 보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여당은 속히 의총을 열어 참여 쪽으로 의견을 모으기 바란다.
여야 공히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정국에서 유리한 셈법을 놓고 주판알을 튕기느라 바쁜 모습이다. 무엇보다 급한 것은 경제와 민생임을 망각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다행히도 나라 경제는 큰 동요 없이 안정을 찾고 있다. 정치권만 힘을 한데 모으면 우리는 더 큰 위기에 빠지지 않고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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