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외교부 내부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옹호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다. 계엄이 불가피했다는 대통령실의 입장을 외신에 전달한 유창호 외교부 부대변인, 미국에 계엄의 정당성을 설명하고 ‘가만히 있으라’고 전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정병원 외교부 차관보를 두고서다.
지난 1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긴급현안질의에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계엄이 해제된 4일 외교부 내부 동향 관련 의혹들을 제기하고 사실관계 조사를 요구했다. 이에 외교부는 19일 현재까지 사흘째 내부조사 중이다.
김영배 의원은 유 부대변인이 외신 기자들에게 계엄이 합헌적이고 불가피한 조치였다는 취지의 대통령실 입장을 배포했다는 제보를 받았다. 유 부대변인은 일부 개인적으로 아는 외신 기자들에게 참고삼을 대통령실 입장을 전달한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한정애 의원은 외교부 고위직이 미국에 계엄은 정당하니 나서지 말라는 취지로 소통하라 지시했다는 제보를 공개했다. ‘메시아’라는 표현도 사용하라는 구체적 지시를 했다는 것인데, 해당 고위직으로 정 차관보를 지목했다. 정 차관보는 즉각 부인했다.
이에 유 부대변인과 정 차관보 모두 정상출근 중이나 내부에서 사실관계 조사에 임하고 있다. 특히 유 부대변인은 사실상 업무에서 배제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 공유 드릴 사안은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외교부 내부조사로 계엄 옹호 논란이 해소될지는 미지수이다. 언제까지 조사와 징계 여부 결정을 마칠지 내부적으로도 정한 바가 없는 상황이라서다. 더구나 조사 결과를 언론에 알릴지 여부도 아직 고민하고 있지 않다. 외교부 당국자는 “(조사 결과 공유 여부는) 잘 모르겠다. 국회의 질의가 있어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논란의 행동 자체는 인정한 유 부대변인과 달리 정 차관보는 의혹을 즉각 부인했는데, 이에 대해서도 외교부는 달리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정 차관보 말씀에 해설이나 평가를 드릴 건 없다”고 했다.
이 같은 외교부 논란에 대해 조태열 장관은 16일 외통위에서 아는 바가 없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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