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지출 중 통신비 비중 감소
5G 요금제 3만원대 등 다양화
더이상 추가 요금 인하 힘들어
5G 요금제 3만원대 등 다양화
더이상 추가 요금 인하 힘들어
19일 통계청에 따르면 전국가구 소비지출 가운데 통신비 비중은 지난해 4.6%를 기록했다. 10년 전인 2013년만 해도 6.1%였던 점을 감안하면 통신비 비중이 꾸준히 줄어든 셈이다. 단순 액수로만 따져도 2013년 13만1000원이었던 전국가구 통신비 지출은 2023년 12만8000원으로 늘기는커녕 감소했다.
선택권이 제한적이었던 5G 요금제도 현 정권 들어 세분화됐다. 이전만 해도 출시된 20∼30GB대 중간 요금제가 아니면 다음 요금제 선택 대상은 110GB, 150GB 또는 무제한만 남았었다. 하지만 이제는 고령층 전용 요금제 뿐만 아니라 추가로 도입된 5G 중간요금제 덕분에 5G 요금제도 40~100GB 구간에서 다양화됐다. 이제는 3만원대 5G 요금제도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알뜰폰과 가격이 크게 차이 나지 않는 다이렉트 요금제도 생겼다. 다이렉트 요금제는 가입자가 직접 통신사 홈페이지에 접속해 가입하는 온라인 전용 상품이다. 일정 기간 요금제를 의무적으로 써야 하는 약정이 없다. 요금을 25% 깎아주는 선택약정할인은 적용 받을 수 없지만 대신 같은 데이터를 제공하는 일반 요금제와 비교하면 30% 정도 저렴하다.
최근 5G 요금제 가격이 내려가면서 속도가 더 느린 LTE 요금제가 더 비싸진 요금 역전 문제도 해소될 예정이다. 통신 3사 모두 내년부터 LTE와 5G의 통합 요금제를 추진할 계획이어서 추가적인 요금 인하를 할 만한 구간을 찾기 힘든 실정이다. 따라서 이제는 정부가 요금 인하 같은 규제 중심의 정책보다는 기업들의 투자를 촉진하는 정책을 내놔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국내 통신 3사 모두 인공지능(AI)에 대한 투자를 늘려가고 있으며 2030년 상용화가 예상되는 6G에 대한 논의와 투자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신민수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가계통신비에서도 단말을 제외하면 통신비 자체는 감소 추세"라며 "통신비가 낮아져 소비자 후생이 높아진 것도 중요하지만, 통신사 사업자들로 하여금 어떻게 혁신적인 솔루션을 얘기하도록 할 것인지 그 유인책을 먼저 만드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모정훈 연세대 산업공학과 교수는 "이제 우리나라 통신비가 비싼 편도 아니고 소비자들이 더 빠른 속도를 원하는 상황도 아니어서 요금 얘기를 할 단계는 지났다고 본다"며 "과거 우리가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 앞서가는 게 있었던 반면 요즘은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등 많은 분야에서 뒤처지는 느낌이 있어 이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하는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안정상 중앙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겸임교수는 강압적 방식이 아니면서 가계통신비를 낮추는 방안으로 △매달 사용하고 남은 데이터를 다음 달로 넘겨 쓰거나 남에게 선물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 △슈퍼 와이파이 구축 △1588, 1577 등 고객센터 상담전화 전면 무료화 등을 제안했다. 안 교수는 "이는 상호 간에 부담되지 않는 선에서 요금을 낮출 수 있는 방안들"이라며 "이런 안들이 있음에도 실행하지 않아 아쉽다"고 밝혔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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