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2024 한국 부자 보고서 발간
부자 5명 중 3명은 상속·증여로 자산 형성
세대 간 자산이전 지속..10억원 이상 46만명
부자 5명 중 3명은 상속·증여로 자산 형성
세대 간 자산이전 지속..10억원 이상 46만명
[파이낸셜뉴스] 대한민국 인구의 0.9%에 해당하는 부자들이 전체 가계 금융자산의 약 59%를 보유하고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자산 10억원 이상의 부자 5명 중 3명은 상속이나 증여를 받았다. 이중 절반 이상이 앞으로도 세대 간 자산 이전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B금융그룹이 22일 발표한 '2024 한국 부자 보고서'는 금융자산 10억원 이상과 부동산자산 10억원 이상을 모두 보유하고 있는 '한국형 부자' 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와 통계청·국세청 지표 등을 바탕으로 작성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한국 부자는 46만1000명으로 국내 총인구의 0.9%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45만6000명) 대비 1.0% 성장한 것으로 지난 2011년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KB금융은 한국부자의 인식·행동을 면밀하게 분석해 자산관리법을 제시하기 위해 올해로 14년째 해당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상위 0.9% 부자들이 보유한 총금융자산은 2826조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 대비 2.9% 증가한 것이다. KB금융은 가파른 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2021년말 2977포인트에서 2022년말 2236포인트까지 하락했던 코스피지수가 2023년말 2655포인트로 18.7% 반등하면서 부자들의 전체적인 금융자산 규모도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한국 부자가 보유한 총금융자산은 한국 전체 가계의 총금융자산 규모인 4822조원의 58.6%에 달한다. 한국 부자의 1인당 평균 금융자산은 61억300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1억1000만원 증가했다.
한국 부자가 보유한 부동산자산은 2802조원으로 집계됐다. 법인명의 부동산 증가에 힘입어 전년 대비 10.2% 증가했다. 이들의 1인당 평균 부동산자산은 60억8000만원에 달한다.
부자 3명 중 1명은 과거 1년간 금융투자 수익을 경험했다. 수익을 경험한 부자는 32.2%, 손실을 경험한 부자는 8.6%로 집계됐다. 한국 부자는 단기적으로 주식(35.5%)과 금·보석(33.5%)에서 수익을 기대한다고 답했다. 중장기적으로 거주용 주택(35.8%)과 주식(35.5%)에서 고수익을 기대한다고 했다.
자산관리 관심분야 1위는 국내 부동산 투자(40.0%)였다. 이어 실물(금·보석)투자에 대한 관심도가 높았다. 한국 부자는 스스로 총자산 기준 100억원 이상은 있어야 부자라고 생각하며, 42세에 7억4000만원의 종잣돈을 마련했다고 답했다.
본격적인 자산 증식의 동력으로는 △투자에 투입할 수 있는 연평균 7600만원의 소득잉여자금 △금융자산을 먼저 모으고 일정 부분 모이면 부동산자산으로 이동하는 자산배분 전략 △부동산 매입에 힘을 보태는 부채 활용 전략을 꼽았다.
한국 부자의 83.2%는 대체자산 투자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선호하는 대체자산 1순위는 압도적인 투자 경험(77.8%)과 가장 높은 미래 투자 의향(38.0%)을 나타낸 금·보석으로 나타났다.
예술품은 현재 최선의 투자처로 관심을 받았다. 상속세 문제 해결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만큼 부자들의 관심도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가상자산은 '디지털 금'으로서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받았다. 비상장주식에 투자 의향이 있는 부자는 절세 혜택(55.0%)을 이유로 꼽았다.
한국 부자 5명 중 3명은 상속·증여를 받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4명 중 1명은 이미 증여를 한 경험이 있었다. 향후 세대 간 자산 이전 계획이 있는 부자도 과반(54.3%)으로 나타났다.
향후 해외자산에 투자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자는 50.3%로 조사됐다. 현재 해외자산에 투자 중인 부자(60.3%)보다 10.0%포인트 하락한 비중이다. 한국 부자의 26.8%는 해외 투자이민을 생각해본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황원경 KB금융 경영연구소 부장은 "한국 사회의 인구 감소가 부자 수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보고서가 국민의 효과적인 자산관리를 위한 제도적 뒷받침과 금융 상품·서비스 모델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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