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까지 3년연속 GTOUR 3관왕
올해는 심지연에게 왕좌 내줘
첫 출전 KLPGA 후반기 3차례 TOP10
S-OIL 당시에는 하루 8언더 몰아치며 공동 3위도
"나의 강점은 드라이버와 아이언"
"올해 우승 가능성 봤다. 내년 KLPGA 첫 승이 목표"
"GTOUR는 마음의 고향. 팬들 위해서라도 잘할 거예요"
올해는 심지연에게 왕좌 내줘
첫 출전 KLPGA 후반기 3차례 TOP10
S-OIL 당시에는 하루 8언더 몰아치며 공동 3위도
"나의 강점은 드라이버와 아이언"
"올해 우승 가능성 봤다. 내년 KLPGA 첫 승이 목표"
"GTOUR는 마음의 고향. 팬들 위해서라도 잘할 거예요"
【대전=전상일 기자】 아쉬운 승부였다. 2R 마지막 18번홀에서 그림같은 이글퍼트가 꽂혔다.
22일 오후 골프존조이마루 경기장에 모든 갤러리들이 흥분했다. 이대로 끝날 것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대다수였지만, 디펜딩챔프 홍현지(22)는 그리 쉽게 심지연(23)에게 왕좌를 넘겨줄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홍현지가 먼저 무너졌다. 홍현지는 연장전에서 더블보기를 범하며 롯데렌탈 롯데렌터카 GTOUR WOMEN'S 챔피언십 왕관을 심지연에게 넘겨줬다. 2024시즌 3승 도전 실패였다.
하지만 경기 후 그녀는 밝게 웃으며 인터뷰실에 들어섰다. “오늘 경기 재미있었죠?”라는 농담까지 던졌다. 홀가분하다는 시선이었다. 사실 그러했다.
홍현지는 이미 압도적인 스크린 여제로 군림했다. 작년까지 7승, 올해 2승을 더해서 무려 9승을 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대단한 것은 3년 연속으로 골프존이 개최한 GTOUR에서 대상-상금왕을 싹쓸이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이번이 4연패 도전이었다.
그것 뿐만이 아니었다. 홍현지는 올해 KLPGA 풀시드를 획득해 필드와 GTOUR 무대를 병행했다. KLPGA를 컷탈락하면 GTOUR에 참여해서 주말 경기를 하는 초강행군이었다. 올 시즌 상금랭킹이나 대상랭킹이 작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아쉬운 것도 그 때문이었다.
이날 승부처는 2라운드 14번홀. 심지연의 홀인원이 나오면서 경기가 뒤집혔다.
홍현지는 그때를 상상하며 “솔직히 많이 당황했다. 하지만 18번홀에서 이글이 나와서 재미있는 경기를 보여드린 것에 만족한다”라며 웃었다.
스크린골프에서는 확고하게 자리를 잡고 있었지만, 필드에서는 2024년이 루키 시즌이다. 작년 점프투어에서 우승하고 KLPGA 시드를 받았다. 시즌 초반에는 계속 헤맸었지만, 하반기 폭발적인 상승세를 유지했다. 지난 11월 4일 S-OIL 챔피언십 2024에서는 공동 3위를 기록, 상금순위 39위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 홍현지는 제주시 엘리시안 제주(파72·6752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3라운드에서 버디 9개에 보기 1개로 8언더파를 몰아치며 필드를 점령했다. 한때는 공동 1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뿐만 아니다. 올해 9월 대보 하우스디 오픈에서 공동 8위, 10월 상상인·한경 와우넷 오픈 2024 공동 7위를 기록하며 후반기에만 3번의 톱텐을 기록했다.
홍현지 또한 “시즌 초반에 루키라서 분위기도 모르고 환경을 전혀 몰랐다. 하지만 하반기에 작정하고 달려드니까 너무 잘풀려서 만족한다. S-Oil 당시에도 내 역량을 다 보여준 것 같아서 그 자체로도 너무 만족한다. 잠깐이라도 공동 1위까지 올라갔던 것이 기분이 좋았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홍현지는 폭발적이고 예쁜 스윙을 자랑한다. 온 몸을 이용하는 빠른 배트스피드와 몸통 회전은 보는 이에게 청량감을 선사한다.
실제로 홍현지는 “항상 겨울 시즌이 되면 거리가 줄고, 봄되면 거리가 확 는다. 드라이버의 평균적인 거리가 강점"이라며 "거리에 비해서 드라이버가 정확한 편이고, 스스로 아이언이 굉장히 강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현지는 스크린골프에서 이름을 알려졌고, KLPGA 투어에 입성한 케이스다. 그에게 GTOUR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홍현지는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해준 고마운 곳”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 한해 KLPGA 풀시드를 따내고 GTOUR에서 우승을 해서 그 자체만으로도 고마운 한해가 아닌가 싶다. 일단 KLPGA와 GTOUR에서 동시에 의미있는 성적이 나왔으니까”라고 GTOUR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홍현지는 내년시즌에는 KLPGA에 조금 더 전력을 기울일 생각이다. 혹시라도 컷탈락을 하게 되면 GTOUR에 모습을 드러내겠지만, 빈도는 올해보다는 낮아질 전망이다.
홍현지는 내년 시즌 목표에 대해서 “첫 승”이라고 짤막하게 말했다.
이제는 필드의 여왕으로 우뚝 서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그는 “스크린골프에 대한 편견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김홍택 선배처럼 KLPGA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GTOUR가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내년이면 풀시드 2년차다. 초반부터 안정적인 성적으로 안착하고 싶다. 응원해달라”고 말했다.
대회를 개최한 골프존 고위 관계자는 "내년 KLPGA 풀시드를 획득한 홍현지 선수와 황연서 선수의 활약을 진심으로 응원한다"며 "GTOUR가 KLPGA 신예 선수들을 발굴하는 등용문 역할을 할 수 있게 된다면 더 할 나위 없이 영광"이라고 말했다.
아직 필드에서는 이름이 크게 알려지지 않았다. 이제 막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하는 시점이다. 하지만 홍현지의 전성기는 이제 시작이다. '스크린 여왕' 자리는 내려놓고 필드의 여왕을 향한 본격적인 도전을 시작하는 KLPGA 2년차 신예 홍현지의 활약에 많은 팬들이 응원과 관심을 보내는 이유이기도 하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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