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성탄절 휴장을 앞두고 오후 1시에 조기 폐장됐다. 이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거래시간 단축에도 불구하고 전장보다 0.91% 뛴 4만3297.03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1% 상승한 6040.04, 나스닥종합지수는 1.35% 급등한 2만31.13에 장을 마쳤다. 같은 날 가상자산의 대표주자인 비트코인 가격 역시 24시간 이전 대비 6% 가까이 뛰면서 개당 9만8000달러 언저리에 머물렀다.
미국 증시와 가상자산 시장은 지난 18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내년 금리인하 횟수를 4회에서 절반으로 낮춰 잡으면서 급락했다. 이에 현지 전문가 사이에서 올해는 산타랠리가 없을 수도 있다는 회의론이 나왔다. 산타랠리는 미국에서 연말 휴가 및 소비 증대와 더불어 증시가 뛰는 현상을 의미하며, 일반적으로 한 해의 마지막 5거래일과 다음 해 1월 첫 2거래일에 발생한다. 올해 산타랠리는 24일 시작해 내년 1월 3일까지 계속된다. 미국에서 증시 추세를 분석하는 연례 간행물인 '주식 거래자 연감'에 따르면 S&P500지수는 1969년 이후 매년 산타랠리 기간에 평균 1.3% 상승했다. 증시와 가상자산 시장에는 지난 주말 사이 저가매수를 노리는 자금이 들어왔으며 24일까지 상승세가 이어졌다.
다만 전문가들은 산타랠리 지속 시간과 상승폭에 대해 엇갈린 의견을 냈다. 미국 금융서비스 업체 도미나리파이낸셜의 카일 울 최고경영자(CEO)는 24일 미국 폭스뉴스를 통해 인공지능(AI) 및 관련 데이터센터 종목, 전력기업 등에 주목하면서 올해 산타랠리가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에 따른 법인세 인하 및 미국 제조업 수혜 등으로 내년 1월 전망 역시 밝다고 주장했다. 이어 "연준이 금리를 낮출 것 같지 않다"면서도 역사적으로 보면 적정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미국 자산운용사인 인프라스트럭처캐피털어드바이저스의 제이 햇필드 분석가는 "산타랠리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렇게 강력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시장에 대해 중립적"이라고 말했다. 다른 미국 자산운용사인 비스포크인베스트먼트그룹의 폴 히키 공동창립자는 "생각할 만한 좋은 부분이 많지만 시장이 회복됐기 때문에 여기서는 열광을 억제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24일 미국 경제지 포춘은 시장에서 평년과 비슷한 수준의 산타랠리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만약 산타랠리가 발생하지 않을 경우 경고신호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증시는 1999년과 2007년 연말 산타랠리 기간에 하락장을 기록했고, 이듬해 각각 '닷컴버블'과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다.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지난 6일 보고서에서 현재 주식과 가상자산 거품이 닷컴버블 당시 최고 수준을 이미 넘어섰다고 경고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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