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옆으로 안돼요! 반드시 '반듯이' 주무세요

박재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2.25 18:32

수정 2024.12.25 18:32

온종합병원 척추관절센터장
회전근개파열 유발 등 '경고'
척추·심장질환 악화시킬 수도
"무릎사이 베개두면 부담 완화"
온종합병원 제공
온종합병원 제공
어깨 통증 환자가 온종합병원 척추관절센터에서 진료를 받고 있는 모습. 온종합병원 제공
어깨 통증 환자가 온종합병원 척추관절센터에서 진료를 받고 있는 모습. 온종합병원 제공
60대 중반 여성 A씨는 요즘 어깨 통증에 시달리고 있다. 10년 넘게 불면증을 겪고 있는 그는 매일 잠을 청하느라 모로 누워 자는 버릇이 생겼다. 천장을 보고 반듯하게 누우면 쏟아지는 잠도 싹 달아나버려 어쩔 수 없이 왼쪽 어깨를 침대에 댄 채 모로 자게 됐다. 최근 어깨통증이 너무 심해 병원에 갔더니 석회성 건염이라고 했다. 그의 잠자리 버릇을 들은 의사는 "계속 모로 누워 자면 회전근개파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부산 온종합병원 척추관절센터(센터장 김윤준·정형외과전문의)는 "모로 누워 자는 자세는 한쪽 어깨에만 체중이 실려 근육이 긴장하면서 어깨통증이 생길 수 있고, 모로 누워 잘 때 몸을 웅크리는 새우잠 자세를 취하면 목과 어깨 주위의 근육이 수축해 통증이 유발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특히 "어깨 관절에 염증이 있거나 회전근개파열, 석회성 건염 같은 질환이 있는 경우 어깨통증이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석회성 건염으로 치료받은 환자는 2016년 14만7000명에서2020년 16만938명으로 최근 5년 새 6.3%나 증가했다. 성별로는 여성 환자가 10만4000명으로 63.4%를 차지했다. 연령별로는 50대가 35.8%로 가장 많았고 60대 30.3%, 40대 15.9% 순이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에 나타난 어깨충돌증후군 환자는 2022년 기준 47만7000여명이다. 이는 2011년 37만4000여명에 비해 27.9% 늘어난 수치다. 남성 환자가 29만2463명으로 여성 환자 18만5285명보다 57.7% 많았다. 연령별로는 50대가 전체 환자의 30.4%로 가장 많았고 60대 25.6%, 40대 17.9% 순으로 나타났다.

석회성 건염이나 어깨충돌증후군은 통증 완화를 위해 진통제나 소염제 등 약물치료를 하거나 초음파, 전기자극 등을 이용해 근육을 이완시키고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물리치료를 받으면 다소 호전된다. 요즘엔 강한 충격파를 전달해 석회를 분해하고 염증을 완화하는 체외충격파치료(ESWT)도 보존적 치료법으로 매우 효과적이다. 증상이 심한 경우 관절경을 이용해 석회와 염증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고, 물리치료나 재활치료를 받아야 한다.

온종합병원 관절센터 김석현 과장은 "한쪽으로 누워 자면 바닥에 닿은 어깨 아래쪽에 불필요한 압력이 가해져 혈액순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며 "이 경우 근육이 긴장상태에 놓이면서 어깨통증이 나타날 수 있고 어깨충돌증후군, 석회성 건염 등 다양한 어깨질환 발병 위험도 커진다"고 말했다.

옆으로 자는 자세는 어깨 관절이나 인대 손상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어깨 관절을 둘러싼 근육과 인대가 눌리면서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근육과 인대가 긴장 상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옆으로 누워 자면서 팔로 머리를 지탱하는 자세는 목과 어깨에 많은 부담을 주며, 어깨 관절의 유연성이 감소하고 인대가 손상될 위험이 있다. 척추가 뒤틀리거나 비대칭적인 압력을 받아 척추질환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도 있다.

이 같은 부작용을 예방하려면 옆으로 누워 잘 때 무릎 사이에 베개를 끼우면 몸의 무게를 분산시켜 어깨 관절과 척추에 가해지는 압력을 줄일 수 있다고 온종합병원 척추관절센터 장의찬 과장은 조언했다. 엎드려 자는 자세는 피해야 하고, 되도록 천장을 바라보며 반듯이 누워 자는 것이 가장 좋다고 장 과장은 덧붙였다.

모로 누워 자면 위에서 식도로 위산이 역류해 속쓰림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오른쪽으로 모로 누워 자면 심장의 혈관이 눌려 혈액순환이 저하되고, 심장질환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수면무호흡증 환자의 경우 코골이 증상을 완화하려고 모로 자기도 하지만, 입을 벌리고 자게 되면 되레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게다가 입을 벌리고 자면 외부의 바이러스나 세균이 직접적으로 호흡기로 들어와 감기나 인후염 등의 질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paksunbi@fnnews.com 박재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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