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한강 덮개공원 있으면 ‘토끼굴’ 지나지 않아도 공원 진입" [서울을 움직이는 사람들]

이설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2.26 18:26

수정 2024.12.26 18:26

한병용 서울시 주택실장
서울시민 누구나 한강문화 즐기도록
신반포로~한강공원 잇는 보행로 추진
접근성 개선해 세계최고 수변도시로
서울시 제공
서울시 제공
"한강변 재건축 사업은 도시 경관과 인프라를 획기적으로 바꾸는 사업이다. 공공성과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감안해 모든 시민이 한강을 함께 향유할 수 있도록 덮개공원과 공중보행로를 조성하겠다."

'러닝 열풍'에 힘입어 올해 한강에서 무리를 지어 달리는 시민들을 자주 볼 수 있었다. 러닝 외에도 한강에선 사계절 내내 각종 공연, 전시, 축제 등이 이어졌고, 한강라면과 치맥이 또 하나의 트렌드가 되면서 한강은 명실상부 대한민국 최고의 '핫플레이스'가 됐다. 시민 누구나 한강을 향유하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주택정책을 펼치고 있는 한병용 서울시 주택실장(사진)을 만났다.


한 실장은 26일 "런던의 템즈강, 파리의 센강 등 이미 선진국들은 도시 내의 강들을 자연과 역사, 문화를 아우르는 시민들의 휴식·여가 공간으로 조성했다"며 "한강은 템즈·센보다 훨씬 더 큰 규모의 천혜 자연자원이며 활용 가치도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추진하고 있는 한강르네상스 시즌2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도 서울을 세계 최고의 수변도시로 조성하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민들이 한강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해외 유수 도시의 강들과 달리 한강의 경우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이 약점 중 하나다.

한 실장은 "소위 '토끼굴'이라고 부르는 나들목을 통해서만 한강공원을 이용할 수 있는 상황이다 보니 큰 마음을 먹어야만 찾을 수 있는 공간이라는 느낌이 강했다"며 "이에 서울시는 정비사업과 연계해 한강변에 계획한 덮개공원과 입체보행교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철도와 고속도로로 단절된 도시와 해안을 연결해 자연과 예술이 녹아든 공간인 시애틀의 덮개공원 '올림픽 조각공원'이 올림픽대로를 넘어 도심과 한강을 연결하고자 하는 서울 덮개공원의 롤모델이다.

서울시는 반포주공 1단지 재건축 부지에 신반포로와 반포한강지구를 연결하는 보행로이자 공원이 될 '반포지구 한강연결공원'을 공공기여로 조성할 예정이다. 그런데 한강유역환경청은 지난 11월 "반포주공 1단지 재건축에서 추진하는 덮개공원의 최대 수혜자는 민간 아파트단지 주민일 것이므로 공공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워 설치를 불허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정비사업과 연계한 한강접근시설은 공공성이 없으니 시설물 설치가 불가하다는 것이다.

한 실장은 "공공재인 한강에 재건축조합이라는 민간 사업자가 시설사업을 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의견이 있지만 준공과 동시에 서울시로 소유권이 이전되고 시가 이 시설을 공공성을 최우선으로 운영할 것이기 때문에 '한강의 사적이용'이라는 주장은 맞지 않다"며 "민간아파트와 연계된 공공시설을 도로, 공원, 녹지, 24시간 개방되는 단지 내 공공보행통로 등과 여러 방향에서 접근이 가능하도록 연결해 특정 단지만을 위한 시설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존에 하던 대로 하는 것이 편하고 무탈하다는 식의 복지부동을 빨리 버리고 시민들의 풍요로운 여가생활과 서울의 도시경쟁력 강화를 위해 적극적인 자세로 한강변 접근 시설 설치에 노력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마무리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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