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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천태만상] 7명이 장악한 카페, 이유는 "수채화 그리기"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2.27 09:23

수정 2024.12.27 09:43

소소하게 그린다더니 난데없는 수채화
테이블 4개 차지해 다른 손님 피해 발생
자리정리 부탁하자 자리뜨면서 별점테러
[파이낸셜뉴스] 27일 네이버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따르면 작은 동네에서 조용히 운영 중인 한 카페가 예상치 못한 사건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사연의 시작은 한 고객의 전화로부터다. “스케치북에 소소하게 그림을 그리겠다”는 요청에 흔쾌히 허락한 가게 사장은 뜻밖의 상황을 맞이했다. 사장은 크로키 정도의 그림을 생각했다.

[자영업자 천태만상] 7명이 장악한 카페, 이유는 "수채화 그리기"

약속한 대로 일곱 명의 손님이 카페를 찾았지만, 그들이 펼친 것은 단순한 스케치가 아니었다.
각자 물감을 담은 개인 물통과 물감 세트를 꺼내 테이블과 소파에 배치하며 본격적으로 수채화를 그리기 시작한 것이다. 이를 확인한 사장은 소파에 물감이 묻지 않도록 주의를 요청했다.

뒤이어 반려견 손님이 카페를 방문하면서 상황은 더 복잡해졌다. 반려견 손님이 사용할 테이블을 요구했지만, 이미 수채화 팀이 네 개의 테이블을 점유하고 있었다.

이를 지켜본 사장이 “소파 위 물감과 물통만 정리해 주시면 테이블을 가져다 드리겠다”고 부탁하자, 수채화 손님들은 이런 모습에 큰 불쾌감을 표하며 급히 자리를 떠났다.

사건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카페의 지도 리뷰 페이지에 사장이 이상하고 불친절하다는 글이 올라온 것이다. 사장은 손님들의 기분을 풀기 위해 정중히 해명 댓글을 남겼지만, 해당 손님들은 댓글을 삭제한 후 별점 1개의 리뷰만 남겨두었다. 이후 구글 리뷰에서도 “추천하지 않는다”는 짧은 글이 추가됐다.

사장은 “가뜩이나 요즘 장사도 힘든데 이런 일이 생겨 정말 지친다”며 “출근하는 것도 무섭다”고 하소연했다.

상황을 접한 지인들은 선의의 응원 댓글을 남기며 카페를 격려하고 있으나, 사장은 혹시 더 큰 갈등으로 번질까 염려하는 상황이다.

소소한 그림 요청에서 시작된 이번 논란은 작지만 깊은 상처를 남겼다.
사장은 “서툰 점이 있었다면 미안하지만, 저 역시 소중한 공간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을 뿐”이라며 안타까운 심정을 전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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