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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금융위기 후 최장 하락

강구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1.02 05:00

수정 2025.01.02 05:00

6개월 연속 하락..외국인 코스피 매도세 강화
2024년 마지막 거래일인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뉴스1 제공
2024년 마지막 거래일인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뉴스1 제공

[파이낸셜뉴스] 코스피가 금융위기 후 최장 기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계엄사태로 인한 탄핵정국, 원·달러 환율 급등 등 영향으로 외국인 투자자가 떠나는 영향이다.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도 서학개미로 돌변, K증시(한국 증시) 이탈 촉진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외국인, 코스피 순매도의 주역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024년 12월 30일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0.22% 내린 2399.49에 마감했다. 6개월 연속 하락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장 하락기다.
연초 대비로는 9.6% 하락이다. 코스닥은 연초 대비 21.7% 하락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024년 코스피는 끝내 2400p를 이탈한 채로 마감했다"며 "코스닥도 강보합을 보인 6월, 정확히 전월과 종가가 같은 12월을 제외하면 9개월 중 7개월 내렸다"고 밝혔다.

강 연구원은 "외국인은 코스닥의 순매수를 늘린 반면, 코스피는 매도세를 강화하며 지수도 대형주 중심 하방 압력이 가중됐다. 외국인의 누적 순매수는 2024년 상반기에 22조4000억원에 달했지만 순매도세에 힘입어 2024년 말 1조3000억원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투자자가 국내 주식을 사 모으던 상반기에는 코스피 지수가 5.37% 상승했지만, 외국인투자자가 국내 주식을 팔기 시작한 하반기에는 지수가 무려 13.76%나 추락했다. 올해 하반기에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투자자가 매수 우위를 보인 달은 지난 7월(1조7000억원)이 유일하다. 지난 9월에는 한 달간 외국인투자자의 순매도액이 7조9000억원에 달하기도 했다.

2024년 12월 30일 코스피와 코스닥의 시가총액은 각각 1963조3290억원과 340조1450억원이다. 지난 7월1일 코스피와 코스닥의 시가총액은 각각 2289조6310억원과 411조6040억원으로, 코스피 시총은 326조3020억원, 코스닥 시총은 71조4590억원이 감소했다. 올해 하반기에만 국내 증시 시총이 380조원 넘게 사라졌다.

신영증권은 올해 국내 증시가 상반기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과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약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하반기 들어 미국의 경기침체 및 반도체 업황 우려 등으로 약세를 보였다는 지적이다. 통화 정책 변경에 따른 유동성 마찰로 8월 한때 급락세가 연출이 이를 방증한다.

이후 FOMC의 금리 인하와 중국 경기부양책 발표 에도 불구하고 미국 대선을 앞둔 불확실성과 고금리 부담 등으로 약세를 보이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 우려가 지속되고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트럼프 트레이드가 나타나면서 하반기 내내 약세가 지속됐다. 11월 29일 기준 코스피, 코스닥은 각각 전년말 대비 -7.5%, -21.7% 를 기록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글로벌 증시 대비 코스피가 디커플링하고 있는 것은 정책, 기업이익 모멘텀의 부재"라며 "한국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 안정으로 급변동 가능성은 낮지만 정치적 불확실성 지속에 따른 정책 공백이 심화되고 있다. 금융투자소득세, 가상자산 과세유세, 상법 개정 등이 대표적"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미국의 시중 금리 상승 우려, 미국 수입 물가 우려, 관세 시행 가능성, 2024년 4·4분기 빅배스 및 2025년 기업이익 추정치 하향 등으로 코스피 약세 흐름 지속을 예상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주식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떠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이런 부분들이 진정될 수 있을 것이다. 정부에서 정책적인 뒷받침이 있다는 전제"라면서도 "정치적 불확실성이 계속되면 프랑스의 연금개혁 시위처럼 프랑스 국채에 영향을 주는 이벤트드리븐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프랑스와 독일 국채는 동급으로 여겨졌는데 최근 프랑스 국채 금리가 독일 대비 50bp(1bp=0.01%) 높아졌다. 정치적인 불확실성 장기화는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주식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것은 불확실성이다. 우리 주식시장은 신음하고 있다. 1400만 투자자 중 다수가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질 위험에 처해있다"며 "증시 장기 침체는 주식투자자 국민은 물론이고 기업 및 자영업자 환경 악화로 내수 침체를 부추기고 세수 감소도 불가피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장 탈출은 지능순'이라는 자조적이고 슬픈 표현은 이제 사라져야 한다. 정치로는 싸워도 경제 이슈는 협치가 답"이라고 강조했다.

■국내주식 큰 손 '국민연금' 부담 커져
외국인의 순매도세 압력이 국민연금이 국내주식에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코스피 상승률이 연초대비 -3.73%인 것 대비 선방했지만 국민의 노후자금조차 국내 주식시장에서 수익을 내기가 어려운 것을 보여준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 따르면 국민연금기금 10월 말 기준 국내주식 수익률은 -0.87%를 기록했다. 해외주식이 26.52%를 기록한 것과 상반되는 부분이다.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수익률은 올해 1월 단기적으로 -5.98%의 손실을 낸 바 있지만 이후로는 9월까지 수익을 기록(누적기준)해 왔다. 6월 말 기준으로는 수익률 8.61%를 기록키도 했다.

국내주식 시가총액의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올해 전망이 어두운 것도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9만원에서 7만3000원으로 낮췄다. 4월에 11만5000원을 제시한 후 행보다.

김광진 연구원은 "내년 예상 영업이익은 기존 46조원에서 35조1000억원으로 낮췄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과 모바일경험(MX) 사업부의 이익 하향에 따른 것이다. DS는 기존 25조6000억원에서 16조7000억원으로, MX는 기존 11조8000억원에서 9조7000억원으로 낮췄다"며 "DS는 전통 수요처 부진 심화를 고려해 가격 전망을 더욱 보수적으로 수정했다. 내년 수요에서 변화가 없다면 디램은 2025년 3분기, 낸드는 2025년 1분기부터 가격 하락 압박이 더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iM증권은 삼성전자의 2025년 영업이익으로 24조4000억원을 제시키도 했다. Fn가이드에 따르면 당시 1개월 간 발표된 애널리스트들의 2025년 삼성전자 영업이익 전망치들의 중간 값은 37조9000억원였다.

송명섭 연구원은 "iM증권은 시장의 컨센서스는 아직 지나치게 높은 것으로 보인다. 실적 컨센서스 하향에 따른 주당가치 하락이 향후 삼성전자 주가의 본격적인 반등을 제한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송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한 컨센서스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2025년 3분기부터 재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에 근거한다"며 "iM증권은 최근에 시작된 스마트폰, PC의 과잉 재고 축소가 2025년 말까지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고객들의 현재 레거시 메모리 반도체 재고 역시 매우 높은 수준임을 감안하면 반도체 가격의 하락이 좀더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이에 iM증권은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주가를 7만2000원에서 7만1000원으로 낮추기도 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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