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받는 여야 잠룡들
한동훈, 탄핵안 가결 이후 주춤
오세훈·홍준표·원희룡 대항마로
이재명, 차기 대권 압도적 1위
김동연·김경수·김부겸 추격 나서
한동훈, 탄핵안 가결 이후 주춤
오세훈·홍준표·원희룡 대항마로
이재명, 차기 대권 압도적 1위
김동연·김경수·김부겸 추격 나서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돼 헌법재판소의 심리가 남은 가운데 조기 대선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여야 잠룡들의 시계도 째깍대기 시작했다. 헌법재판소 몫으로 넘어간 윤 대통령 탄핵 여부와 과정을 두고 여야가 여전히 대치하고 있지만, 헌재의 윤 대통령 탄핵 인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야권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및 탄핵으로 기운 '정권심판론'을, 여권은 야당의 '줄탄핵' 여파를 부각시키는 등 서로의 약한 고리를 파고들면서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둔 여야 간 눈치싸움이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與, 움츠린 韓… 떠오르는 吳·洪·元
12월 31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여론조사공정이 데일리안 의뢰로 지난해 12월 23일부터 이틀간 여당 지지층 30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범여권 대권 주자 선호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의하면 여당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 19%,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18.8%, 홍준표 대구시장 17.4%,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14.4% 순의 선호도를 기록했다.
당초 보수 진영에서 가장 유력한 대권 후보로 꼽혀 온 한 전 대표는 윤 대통령 탄핵안 가결 이후 지지율이 다소 움츠러들었다. 한 전 대표의 지지율은 윤 대통령 탄핵안 가결 이후 윤석열 정부 지지율과 동반 하락하면서 한자릿수대까지 주저앉았다. 한 전 대표는 김건희 여사 논란 등 주요 쟁점 현안마다 윤 대통령과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차별점을 보였지만, 탄핵 여파를 견디지 못하고 지지율도 함께 '일보후퇴'하는 모양새다.
한 전 대표가 주춤하는 사이 당 내 중진 잠룡들이 약진하면서 한 전 대표와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줄었다. 가장 크게 약진한 인물은 오세훈 서울시장이다. 다만 오 시장은 공식적으로 조기 대선 출마 의사를 명확하게 내비치지 않았다.
서울시장만 4선을 지낸 오 시장은 당내에서 실용주의를 추구하는 중도보수 성향이 강하다. 안정적인 행정 경험이 있는 점 등이 오 시장의 장점으로 꼽힌다. 특히 온화한 성품으로 '크게 적을 두지 않는다'고도 알려진 만큼 전통 보수 지지층뿐만 아니라 중도층까지 충분히 끌어안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당 안팎에서 나온다. 반면 무상급식 논란 시 사퇴한 전례, 최근 명태균씨 관련 논란 등은 야당이 활용할 리스크로 남아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앞서 "조기 대선 상황이 오면 나갈 것"이라며 다가오는 대선에 출마할 의사를 내비친 상태다.
홍 시장은 이미 한 번 조기 대선을 치른 경험이 있다. 제19대 대선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후폭풍에도 자유한국당 후보로 나와 24%가량의 득표율을 거뒀다. 이 외에 국회의원 5선, 지방자치단체장 3선으로 행정·정치경험이 다른 잠룡 대비 월등히 앞서는 점도 장점이다. 다만 거침없는 언변 등으로 중도층을 유입하기엔 한계가 있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도 여권 내 유력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원 전 장관은 22대 총선에서 보수로선 험지인 인천 계양구에서 이재명 대표와 자진해 맞서면서 몸집을 키웠다. 다만 이후 전대에서 한 전 대표에게 밀리면서 현재는 휴지기를 갖고 있다. 이 외에 중도파로 분류되는 유승민 전 의원, 안철수 의원도 추후 조기 대선 여부에 따라 본격적으로 몸을 풀 가능성이 거론된다.
■野, 李 독주 체제 속 新3金 주목
야권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독주 체제이나,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가시화된 만큼 불안요소도 높다. 이에 조기대선 가능성에 잠룡들이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이른바 '신(新)3김'으로 불리는 김동연 경기지사, 김부겸 전 국무총리, 김경수 전 경남지사에게 관심이 쏠린다.
이 대표는 가장 유력한 야권의 대표주자로 부상한 상황이다. 사법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아직 이 대표의 존재감을 뛰어넘을 만한 플랜B 그룹의 약진이 눈에 띄지 않을뿐더러 이재명이라는 큰 허들 앞에 삼삼오오 모여있는 형국이다. 원내 1당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친명계로 사실상 일극체제를 이룬 만큼 조기 대선 예정일 이전에 공직선거법 2심이나 대법원 최종심에서 유죄로 확정되지만 않으면 민주당은 이 대표의 대권직행이라는 '레드카펫' 역할을 하리라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는 상황이다.
이미 성남시장, 경기도지사를 거치면서 쌓인 풍부한 행정경험 이외에도 당 장악력, 대중적 인지도, 정책 실무능력 등이 타 주자들에 비해 정밀한 검증과정을 거친 데다 '여의도 바닥'에서 다져진 그의 다양한 정치 경험은 이 대표의 뛰어난 장점으로 부각되는 모습이다.
야권 잠룡으로 부상한 김동연 경기지사는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계 인사들을 영입하며 세를 확장 중이다. 2023년 4월에는 친노계 핵심인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을 경기도 기후대사로 위촉했고, 친문계 대표인사인 전해철 전 의원을 도정자문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했다. 또한 친문계 고영인 전 의원을 경기도 경제부지사로, 윤준호 전 의원을 정무수석에 임명하는 등 전직 국회의원들을 대거 도정에 참여시키며 비명계를 껴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 지사는 지난해 12월 21일 초청강연 중 대선 출마를 시사했다. 김 지사는 '조기 대선을 하면 출마할 것인지,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떻게 국가를 통치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 "저는 기회를 만드는 사람"이라며 "저는 이제까지 정치하면서 남의 눈치를 본 적도 없고, 제 소신껏 했다. 기회는 제가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탄핵정국에서도 SNS를 통해 꾸준히 메시지를 내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김 전 총리는 지난 22대 총선에서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총선 승리를 이끌기도 했다. 김 전 총리는 '보수 텃밭' 대구에 뿌리를 두고 있는 만큼 중도층 확장성을 지녔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비상계엄 직후에는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독일에서 급거 귀국, 우원식 국회의장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찾아가며 정계복귀 수순에 돌입했다. 최근에는 촛불집회에 꾸준히 참여하며 대중과의 접점을 늘리고 있다.
김 전 지사는 드루킹 대선 불법댓글 조작 사건으로 2021년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이 확정됐으나 2022년 신년 특사로 사면, 2024년 광복절 특사로 복권되며 피선거권을 다시 얻었다.
이 외에 전당대회에서 이재명 대표 대항마로 나선 김두관 전 의원과 지난해 비상계엄·탄핵 국면에서 대중적 인기를 얻은 우원식 국회의장도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된다.
jhyuk@fnnews.com 김준혁 최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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