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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정유사 ‘SAF 수출’ 속도… "EU 의무화 비중 확대 준비"

홍요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1.06 19:09

수정 2025.01.06 19:09

SK에너지, 국내 최초 유럽 공급
원료가 상승·인프라 구축 등 과제
국내 정유사들이 지속가능항공유(SAF) 수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올해부터 유럽연합(EU)의 SAF 사용 의무화 정책이 시작되는 등 저탄소 항공유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미래 먹거리인 SAF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 SAF 사업을 위한 인프라 구축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이에 대한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사들이 SAF 제품 수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에너지는 최근 국내 최초로 유럽에 SAF를 공급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HD현대오일뱅크가 국내 정유사 중 가장 먼저 일본에 수출을 성사시키고, GS칼텍스도 잇따라 일본 수출에 뛰어든데 이어 올해 첫 수출 성과다. SAF는 폐식용유, 폐기름, 동·식물성 유지 등 친환경 원료를 활용하는 항공유다. 일반 항공유 대비 탄소 배출량을 최대 80%까지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국내 정유사들이 SAF 수출에 나선 것은 올해부터 유럽연합(EU)이 SAF 사용 의무화를 시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부터 유럽 지역에서 이륙하는 모든 항공기는 최소 2%의 SAF를 혼합해 사용해야 한다.

국내서 SAF 사업은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정유업계는 저탄소 항공유 사용 확대 추세에 발맞춰 SAF 사업을 준비해왔다.

앞서 SK에너지는 지난해 9월 울산에 코프로세싱방식 생산라인을 갖추고 SAF 상업생산에 착수했다. 코프로세싱은 기존 석유제품 생산 공정 라인에 별도 바이오 원료 공급 배관을 연결해 SAF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HD현대오일뱅크는 2027년 이후 SAF 전용 생산라인 구축을 검토하고 있으며, 에쓰오일은 지난해 8월부터 인천공항-도쿄 하네다공항을 운항하는 대한항공 여객기에 SAF를 주 1회 공급하고 있다. GS칼텍스는 핀란드 네스테로부터 100% SAF를 수입해 일반 항공유와 혼합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탄소중립 기조 강화 움직임에 따라 향후 SAF 수요는 증가할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모더인텔리전스에 따르면 SAF 시장 규모는 2027년 약 28조원 규모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바이오항공유의 값비싼 원료 가격 문제 해소 및 인프라 구축 지원 등은 과제로 남아있다. 특히 원료로 쓰이는 폐식용유는 국내에서 연간 20만t 정도만 수거돼 수입이 불가피하지만, 수요 확대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아울러 미국이 SAF 생산 시설 구축 기업에 5년간 약 1조4048억원을 투입하는 것에 비해 한국은 아직까지 인프라 지원이 미비한 상황이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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