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운임 'SCFI’ 6주째 상승
달러로 받고 매출은 원화로 환산
HMM·팬오션 등 올 실적 청신호
하반기엔 '트럼프 관세'가 변수
달러로 받고 매출은 원화로 환산
HMM·팬오션 등 올 실적 청신호
하반기엔 '트럼프 관세'가 변수
7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해상운송 항로 운임 수준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3일 기준 2505.17로 전주 대비 44.83p 상승했다. 지난해 9월 13일 이후 석 달 만에 2500선을 회복한데 이어, 6주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경영 환경에 따라 일부 차이는 있지만 통상 해운업계는 SCFI 1000포인트를 손익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5월 말부터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로 해상운임이 급등하기 시작하면서 현재 손익분기점 2.5배를 웃도는 수준을 기록 중이다.
통상 1·4분기는 해운업계의 비수기로 분류된다. 전년도 블랙 프라이데이와 크리스마스 등 연말 성수기를 보낸 뒤 물동량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해운 운임 상승세 원인으로 홍해발 물류 대란과 미국 동부 항만노조 파업 가능성 등을 꼽았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선거 당선인의 재집권이 임박하면서 무역 장벽 강화 우려에 따른 중국의 막판 밀어내기 수출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투자증권은 중국 수출 단가 하락세가 18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밀어내기 수출 영향이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해운 운임 상승으로 HMM과 팬오션 등의 올해 실적에 청신호가 켜졌다"라면서도 "다만, 운임 상승은 해운사의 고객인 수출 기업들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좋아하는 티를 내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LG전자는 지난해 3·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해운 운임 비용이 급증하며 물류비 변동으로 영업이익이 21% 줄어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국내 정치적 불안에 따른 고환율도 해운업계에는 호재다. 해운사는 통상 운임을 달러로 받고 매출은 원화로 환산해 타 산업군과 달리 환율이 오르면 실적이 크게 개선된다. 환율은 최근 소폭 하락해 1450원대를 기록하고 있지만, 지난해 연말부터 여전히 높은 편을 유지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에 기반해 HMM의 올해 실적이 작년과 비슷하거나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대신증권은 HMM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 5950억원에서 1조3110억원으로 121% 상향하기도 했다.
다만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될 물동량 감소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고관세 정책은 풀어야 할 숙제다.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최근 발간한 KOBC 연간 해운시황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컨테이너 시장에 211.4만TEU 규모의 신조 선박이 대거 인도되며 공급이 5.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수요치인 2.8%를 웃돌아 공급과잉이 우려된다. 또, 트럼프 2기 집행부의 보호무역주의 강화가 예상돼 물동량이 감소할 경우 수요가 더욱 줄어들어 '엎친 데 덮친 격'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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